<9> 미국 대승불교보존재단(FPMT)

티베트 겔룩파 예세·조파 라마 설립
히피위로… “극락은 자신이 만든다”
서구인 스님 200여명…최고학자 ‘게셰’양성

 

▲ 겔룩파 불교를 세계에 전파한 예세 라마(왼쪽)와 조파 라마(오른쪽).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속해 있는 종파는 겔룩파로, 티베트 불교 4개 종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이 티베트 겔룩파 불교를 전 세계에 보급한 인물이 있다. 바로 예세 라마(Yeshe Lama, 1935~1984)와 조파 라마(Zopa Lama, 1946~). 이들은 네팔 카트만두의 코판 승원(Kopan Monastary)을 기반으로 1975년 전 세계에 포진한 겔룩파 수행 센터를 총괄하는 대승불교보존재단(Foundation for the Preservation of the Mahayana Tradition, 이하 FPMT)을 설립했다.

예세 라마는 1935년 티베트에서 태어나 인도로 망명했다가 1984년 49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인물. 그의 탁월한 수행력과 간결한 법문은 서구인들의 미망을 순식간에 떨쳐내고 출가 붐을 일으켰다.

예세가 활약하던 시기는 1960년대. 서구 젊은이들이 베트남전에 반대하며 평화피켓을 들고 동쪽으로 향해 길을 떠나던 때다. 예세는 그의 수제자인 조파 라마와 코판 승원에 주석하면서 서구의 방황하던 히피와 보헤미안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두 사람은 히피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를 했으며, 코판 승원으로 모이는 학생들에게 환상의 팀웍을 발휘했다. 조파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티베트의 단계적 수행법인 람림(깨달음에 이르는 차제)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그들이 내면의 길들여지지 않은 파괴적 성향을 직면해 괴로워할 때, 예세가 등장해 따스하면서 풍부한 유머감각으로 극락은 내 자신이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예세 라마는 학생들에게 “고민거리가 생겼을 때, 만약 그 문제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그 고민거리는 바람직하게 된다. 나빠지기는커녕 좋아지고 유용하게 된다”고 가르쳤다.
현재 예세의 뒤를 이어 FPMT를 이끌고 있는 조파 라마는 고승 아티샤의 가르침에 따른 ‘사고 전환법’을 주로 가르친다. 고통을 즐겁게 받아들여 행복으로 변화시키도록 하고, 한 생각을 바꿈으로써 불행감을 행복감으로 바꾸도록 하는 것이다.

조파는 “삶의 고통과 문제를 반기는 것을 마치 어린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반기듯 해야 한다” “빵 반죽이 손 안에서 어떤 모양으로든 변하듯이 마음도 분명히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등을 설법하며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36개국 161센터서 불교교리, 티베트어 가르쳐
FPMT는 미국 뉴멕시코 주 타오스 시에 본부를 두고 36개국에 161개 센터를 설립했다. 특히 호주, 미국, 이태리, 스페인에 가장 많은 센터와 스터디 그룹을 두고 있으며, FPMT에 속한 서구인 스님들은 200여 명이 된다.

▲ 1975년 설립된 FPMT의 목적은 전세계에 불교의 자비와 지혜를 전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교육은 물론이고 스님을 배출하고 스님들을 가르칠 수 있는 최고학자인 게셰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호주 FPMT에 있는 스님들.

FPMT의 목적은 전세계에 불교의 자비와 지혜를 전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교육은 물론이고 스님을 배출하고 스님들을 가르칠 수 있는 최고학자인 게셰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프로그램은 기본(Basic)ㆍ석사ㆍ홈스터디프로그램 등으로 기본 프로그램은 티베트 게셰 자격을 갖춘 서양 교사가 람림의 내용을 가르친다.

FPMT는 현장교육뿐 아니라 DVD동영상 및 오디오북 등 및 출판 등으로 널리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위스덤 출판사를 설립해 활발한 출판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격월간지 〈만달라(Mandala)〉를 발행하고 있다. 이 밖에 인도 보드가야에 세계 최대 미륵불상을 세웠고, 나병 환자와 소아마비 환자를 돌보는 건강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FPMT는 인터넷(http://onlinelearning.fpmt. org/) 온라인 강좌를 통해 불교기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캠퍼스 교육과 온라인 교육을 적절히 안배해 이전에 공부했던 사람들이 학습도우미로서 학생들을 돕도록 했다.

또한 해외의 불교 수련원이나 선원처럼 영어로 수련생들을 가르치는 것과는 달리 FPMT는 서구인들이 직접 티베트어를 배워 통역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있다. 원어민 통역사를 양성해 통역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다. 롯차와 링첸 장포(Lotsawa Rinchen Zangpo,이하 LRZTP) 프로그램으로 4년과정의 티베트 언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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