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이 되는 사찰음식

연재를 시작하면서
‘자연’과 ‘시간’, ‘사람’이라는 삼박자의 절묘한 조화로 만들어져 온 우리 사찰음식은 몸과 마음을 함께 보듬어주는 치유의 음식[藥]이자 수행을 돕는 수행식[禪]이라고 할 수 있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가리는 인공조미료 대신 시간의 흐름을 간직한 전통 장류와 자연발효 효소로 맛을 낸 사찰음식은 몸의 기운을 돋워 마음까지 다스려주니 약식(藥食)이자 선식(禪食)이다. 사찰음식에 담긴 ‘선식일여(禪食一如)’의 가르침은 여법하게 조리된 음식을 고르게 섭취함으로써 올바른 수행을 돕고, 지혜를 수승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됨을 뜻한다.
부처님께서는 때 아닌 때에 먹지 말고 음식의 맛을 탐하지 말라고 일러주셨다. 식재료가 오기까지 자연에 감사하고 농사를 지은 농부에 감사하며 진언 외우듯 정성을 다해 조리하는 사찰음식. 여기에는 정갈한 에너지와 수행정신이 담겨 있다. 귀한 지면을 주신 ‘현대불교’에 감사하며, 산사의 향기가 담긴 사찰음식이 독자 여러분의 마음과 몸을 건강하게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생된장 효소 소스의 나물 비빔밥
△재료(4인 기준)
_나물 비빔밥 : 멥쌀 2컵, 조 1/4컵, 다시마 1조각, 각종 봄나물(미나리, 돌나물, 쑥갓, 당귀, 상추 등) 200g

_생된장 효소 소스 : 된장 4큰술, 매실액 2큰술, 산야초 효소 3큰술, 들기름 4큰술, 다진 청양고추 2큰술, 다진 홍고추 2큰술, 통깨 2큰술

△만드는 법
① 멥쌀과 조는 깨끗이 씻어 30분 정도 불린 뒤 다시마물을 넣고 고슬고슬하게 밥을 짓는다.
② 봄나물은 깨끗이 씻은 후 엷은 식초 물에 씻어 내거나 놋그릇에 물을 담아 하루 정도 둔 후 10분 정도 두었다가 건져낸다. (놋그릇을 사용할 경우 생채소의 살균 작용에 도움이 된다.)
③ 재래식 된장에 분량의 재료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④ 그릇에 밥과 채소를 담아 생된장 효소 소스를 곁들여 낸다.

효소 소스의 효과와 생된장의 조화
‘효소’는 우리 몸속에서 인체 활동을 돕는 다양한 촉매제로 작용한다. 노화와 피로의 주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거나, 세포재생 활동을 돕거나, 지혈작용을 하는 등 그 역할은 하나하나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우리 주위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효소가 매실액이다. 매실을 설탕에 넣고 절여 숙성, 발효시킴으로써 손쉽게 액상효소를 만들 수 있다.
매실에 넣은 설탕은 발효과정에서 효소작용에 의해 과당과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체내에서 또 다른 효소들과 결합해 인체가 필요로 하는 약리작용을 한다. ‘산야초 효소’ 역시 체내에서 다양한 약리작용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산야초를 구하는 것이 어렵다면 시판 중인 산야초 효소를 구해 음식에 활용해보자.
오늘 소개하는 생된장 소스는 우리의 전통 발효음식인 된장에 산야초 효소와 매실액을 더해 된장 특유의 흙내가 없어 상큼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으로, 강된장이나 쌈장과는 또 다른 맛이다.
효소 자체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으로 소스를 만들어 음식에 곁들여 먹으면 좋다.

▲김은정 소장은…
본초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천태종 울산 정광사·인천 황룡사 천태사찰음식연구보존회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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