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미국 샴발라 센터

 

▲ 故최감 트룽파 린포체는 나로파 불교대학과 샴발라 명상센터를 설립하고 미국에 불교를 전파했다.(사진 왼쪽) 미국 로키산맥 샴발라센터에서 수련생들이 발우공양을 하고 있다.

북미지역과 서구인들에게 불교와 명상을 전파한 인물로는 스즈키 순류 외에도 최감 트룽파가 있다. 티베트 카규파의 11대 활불(活佛)이었던 최감 트룽파(Ch..Ogyam Trungpa, 1939~1987)린포체는 서구에서 유명한 티베트 불교 승려다.

1959년 티베트를 떠나 인도에 머물던 트룽파 린포체는 1968년 영국에서 삼예링 불교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미국에 샴발라 센터(Shambhala Center)를 세우고 티베트 불교를 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천재적 언어 감각을 지녔던 트룽파 린포체는 영어를 제2외국어로 사용했지만 현지인보다 영어를 더 잘했다. 전통적인 비구승 이미지를 탈피해 격식이 없으면서도 상식과 틀을 깨는 그의 거침없는 언행은 서구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서구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던 어려운 불교 용어와 교리들이 트룽파 린포체의 입을 거치며 쉬운 용어로 바뀌게 된 것이다. 또한 그는 상대를 보면 어떤 경계에 있고, 그에 맞는 수행법은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려 수많은 사람들에게 훌륭한 스승 역할을 했다.

서양 최초 불교대학, 170여개 명상센터 설립
1970년 미국으로 온 트룽파는 콜로라도 주 불더 시에 서양 최초로 인가받은 불교대학인 나로파(Naropa Institute) 불교대학과 샴발라 명상센터를 처음 세웠다. 트룽파 린포체 사망 후 비구니승인 페마 최된(Pema Chodron)이 센터의 원장으로 있다, 샴발라 센터는 본부를 캐나다 노바스코티아와 미국 콜로라도주의 보울더, 서독의 바르부르 등 3곳에 두고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남미 등 전 세계에 170여 개의 명상 센터를 비롯해 한국 서울 사당동에도 샴발라센터 분원을 두고 있다.

샴발라센터는 지역에 따라 운영방식이 약간 다르나 대부분 2~3개월 캠프 형식으로 진행된다. 센터만의 수련 프로그램은 출가를 통한 수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서양인들이 불교를 쉽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게 한다.

미술가이자 시인인 트룽파 린포체는 명상뿐 아니라 불교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서구인들을 위한 샴발라 교육(Shambhala Training)을 개발해 보다 쉽게 명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일본식 궁술, 서예, 다도, 꽃꽂이, 요가 등 명상에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접목시켜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불교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불교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진행한 것이다.

트룽파 린포체는 샴발라 교육을 밀교 경전에 자신의 설명을 곁들인 5단계의 교육과정으로 만들었다. 그 과정을 마치면 사회에 만연한 지배의 정치학, 권위주의적 인간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명료함, 온화함, 사랑, 건강한 정신을 키워 불국토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트룽파 린포체는 ‘인간은 원래 선하다. 이 세상은 성스럽다. 전통 종교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샴발라 교육의 신념을 담으려 했다.
샴발라 센터는 다른 명상센터와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이 명상을 위주로 생활을 하면서 자율적인 봉사활동을 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수련시설 증축이나 홍보 프로그램 제작 등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참여하면 된다.

명상으로 마음다스려 사회에 참여
전 세계에 분원을 둔 샴발라센터는 센터별로 특색을 띠고 있다.
미국 로키산맥의 RMSC(Rocky Mountain Shambhala Center)는 650에이커에 달하는 넓은 숲에 목욕시설이 있는 건물만 설치하고 운영하고 있다. 수련생들은 숲 곳곳에 설치된 텐트와 캠프 하우스를 이용하는데, 여름철에는 400여 명, 겨울에는 75명 정도가 다녀간다.

뉴욕 맨하탄에 있는 맨하탄 샴발라 명상센터는 400~5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수련생들은 불자가 아님에도 “명상을 기초로 하는 삶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성을 우선시 하는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타종교인에게 명상을 권유하고 있다.
또 이들은 사회봉사를 중요시 여겨 개개인은 물론 여러 종류의 단체나 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동성애자들을 위한 명상’ ‘청소년 및 어린이 모임’ ‘각종 중독자들을 위한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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