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 스님의 다례재 봉행 후 사부대중은 부도탑 ‘만공에 핀 꽃은 청산을 울리고’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행 스님의 다비식이 열렸던 ‘서산정’으로 향했다.
스님의 다비터에 새싹이 돋아나고 서산정에도 변함없이 계절이 흐른다. 스님의 뜻과 가르침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밝히며, 깊은 울림으로 전해진다.
이미 많은 신도들이 서산정에 도착해 다비터 주변을 둘러싸고 합장하며 서 있었다.
사부대중의 삼귀의례를 시작으로, 동희 스님이 제막의식을 집전했다.
이후 인환 스님, 원행 스님, 혜원 스님, 혜수 스님, 박재원 한마음선원 신도회 고문, 박종수 신도회장 등 문도 및 내빈은 사부대중의 “불ㆍ법ㆍ승” 선창을 따라 외치면서 부도탑을 감싼 천을 거뒀다.
사회를 본 정목 스님은 “언젠가 세월이 흐르면 저 부도탑에도 돌옷(이끼)이 필 것입니다. 비문의 글씨도 흐릿하게 지워져 먼 훗날 세월이 지나 글씨를 알아보는 이가 적어진다해도 스님을 그리워하고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겠다는 제자들과 신도님들의 마음만은 굳건하게 땅을 딛고 선 저 부도탑처럼 영원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부도탑 비문에는 ‘마음 근본이 탑이 됨이라 고정됨이 없이 마음이 나투어 돌며 아름다운 마음으로 향기로운 마음내어 만물만생에게 자비의 마음 뿌리리라 만공에 연꽃피어 향기 두루하니 만 생명이 더불어 공식하여지이다’라고 새겨졌다.
이후 다시 주지 혜원 스님이 헌화를, 혜수 스님이 헌향을 한 뒤, 대중이 함께 선법가 ‘공심공체 둘 아닌 노래’ ‘푸르게 살라’를 불렀다. 이어서 대중이 선법가 ‘만공에 핀 꽃은 청산을 울리고’ 부르는 동안 한마음선원 국내ㆍ외 지원장 스님들이 탑주변을 둥글게 원을 그리며 돌았다.
이정우 씨는 “이번 추모제를 치르면서 스님에 대한 그리운 마음과 부도탑 보면서 기쁜 마음이 교차했다”라며 “스님의 법체는 가셨지만 항상 우리 곁에 있다고 느끼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소진 씨는 “1년 전 대행 스님이 원적하시던 때와 지금의 내가 얼마나 성장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스님이 안 계셔서 슬프기보다,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을 오히려 더 많이 했다. 이제 스스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서산정 뜰 안에는 대행 스님의 일상 모습을 담은 사진 100여점이 전시돼 제막식이 진행되는 동안 신도들은 스님의 사진에 합장했다. 사진전은 5월 15일 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