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생에선가 스승님 닮은 삶 살겠습니다”

 스승님!
새벽에 눈을 떠 스텐드를 켜고 침대 머리맡에 있는 ‘허공을 걷는 길’을 손가는 대로 펼쳐 봅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은 거기다가 맡겨놓고 살림을 하시는 게 좋다 이겁니다. 남편이든 부인이든 자식이든 병고 아니면 애고, 애고 아니면 재난 이런 문제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내가 항상 얘기하죠. 유전성이니 영계성이니 업보성이니 세균성이니 이런 문제들이 모두 덮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 몸 안에 있기 때문에 그냥 그냥 때때로 심심하면 나오는 겁니다. 그것이 어디서 오느냐 하면 자기한테서 오는 거거든요. 그러니 누구 탓을 하겠습니까. 모든 걸 탓하지 말고 제가끔 자기 탓으로 돌려라 이거예요. 그래야만 거기에서 홀랑 벗어난다 이겁니다. 나한테 닥치는 대로 그냥 그 중심에 놔라 이겁니다. 놓고 가라. 거기서만이 모든 걸 들이고 내는 거니까, 모든 건 네놈한테서 나온 거니까 네놈이 다 알아서 할 게 아닌가 하고 왈칵 다 놔 버리는 거죠.”
마음을 모아 스님 법문을 읽고 있으면 고요해지고 평안해집니다.
돌이켜 보면 열심히 산다고 살았지만, 늘 혼자서 발버둥치면서 힘들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경계에서 스승님을 만났고, 차츰 이 모든 일들이 제가 살아오면서 저질러 놓은 거라는 걸 알게 되고, 나를 형성시킨 그 자리에 놓는 법을 익히면서 자신을 추스려 온 것 같습니다. 이제는 경계를 만날 때마다 ‘모두 한 놈이다.’ 하고 하나로 굴려 놓는 법을 생활 속에서 익혀가고 있는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스승님!
저는 이번 생이 괴로움도 많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것도 많지만, 너무도 소중하고 감사한 생입니다. 스승님을 만났고 수억 겁 생을 살아오면서 내 몸속에 축적되어 있는 업식들을 다스리고 녹여 하나로 만들어야 모든 것에서 자유스러워질 수 있다는 걸 충분히 납득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승님!
무지했던 저를 이렇게 중심 잡고 설 수 있게 이끌어 주셔서 너무도 감사합니다. 이제는 스승님과 저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하나임을압니다. 아니,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자신이 모르고 있을 뿐 모두 부처임을 믿고 있습니다.
스승님!
아직은 서툴고 미흡하지만 제 자신이 부처임을 확연히 알고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살도록, 그래서 어느 생에선가 스승님을 닮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스승님!
사랑합니다. 당신은 언제나 제 가슴에 살아 계시고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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