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대법회 불심 도문 스님 (죽림정사 조실)

당처 없는 도리 깨치면 고요해지고
‘현상은 환상’알면 집착 여의며
번뇌 일지 않으면 참선 첫걸음

▲ 불심 도문 대종사는 … 1946년 3월 백양사에서 용성문하 동헌 완규 조사를 은사((龍城門下東軒完圭)로 출가 1956년 만암 종헌 대종사를 계사로 사미계를 1960년 부산 범어사에서 용성문하 동산 혜일(龍城門下東山慧日) 대종사를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50년 4월부터 2007년 4월까지 순창 아미산 대모암에서 수선 안거 이래, 장수 장안산하 죽림정사에서 58안거를 성만했다. (사)독립운동가 백용성조사 기념사업회 이사, 조계종 감찰원 초대 감찰국장, 총무원 교무부장, 중앙종회의원, (재)대각회 창립 초대 사무국장·이사·상무이사 , (재)대한불교 조계종 대각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백용성조사 유훈실현후원회 지도법사, 용성 진종조사 탄생성지 장수 장안산하 죽림정사 조실로 역임하고 있다.

지난 4월 24일~5월 2일 간화선 대법회가 열렸다. 진제 법원 종정 스님을 시작으로 혜국·월탄·대원·무여·설정·현기·도문 ·고우 스님 순으로 법회가 이어졌고 조계사 앞마당은 인사인해를 이루었다. 5월 1일 열린 8번째 법회에서 불심 도문 대종사는 간화선의 의미를 설명하고 이를 어떤 방법으로 수행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법이란 본래 법은 없는 법이요
〔法本法無法〕  
‘없는 법’이라 하는 법도 또한 법이로다
〔無法法亦法〕
이제 ‘없는 법’을 부촉하는 때
〔今付無法時〕 
법이란 법은 어찌한  거듭된 법인가
〔法法何曾法〕


이 게송은 시아본사 석가모니여래 불세존께서 마하가섭 제자에게 ‘나의 미묘법문(微妙法問) 실상무상(實相無相) 청정법안(淸淨法眼) 열반묘심(涅槃妙心) 정법안장(正法眼藏)을 그대에게 부촉하노라’ 하시면서 전법하신 전법게이십니다. 부처님께서는 영산회상에서 염화미소로 마하가섭 제자에게 정법안장을 전해주셨습니다. 이는 마하가섭 제자에게 세 곳에서 마음으로써 마음을 전한 삼처전심(三處傳心)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이 삼처전심은 선(禪)의 원류가 됩니다.
그러면 선이란 무엇일까요? 선은 진정한 이치를 사유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이치란 바로 진실본성(眞實本性)입니다. 북송 연수대사가 지은 〈종경록(宗鏡錄)〉에는 네 가지 마음인 육단심(肉團心), 연려심(緣廬心), 집기심(集起心), 견실심(堅實心)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육단심이란 육체적 생각에서 우러나는 마음입니다. 연려심이란 보고 듣는데서 분별하여 내는 마음입니다. 집기심이란 제 7 말나식(末那識)과 제 8 아뢰야식(阿賴耶識)을 말함인데, 이는 망상을 내는 깊은 속마음인 것입니다. 견실심이란 진실본성(眞實本性)으로써 부처님의 성품과 같은 불성을 말합니다. 참선은 참입선도(參入禪道)의 준말로 불성인 견실심(堅實心)을 보는 수행입니다.
전생이나 금생에 이미 수행한 참선 수행자 중에는 닦지 않아도 되는 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분은 닦아야 합니다. 닦아야 할 분을 위하여 세 가지 기본 방향을 일러드리겠습니다.
 첫째로는 삼관법(三觀法) 수행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삼관은 정관(靜觀), 환관(幻觀), 적관(寂觀)입니다. 정관수행 (靜觀修行)이란 안의 경계를 보는 수행입니다. 홀연히 한 생각이 일어나는 데 고요히 관하기를 ‘이 한 생각이 어디서 일어나는고 일어나는 당처(當處)가 어딘고?’


이렇게 한 생각이 일어나는 당처가 없는 도리를 깨달으면 고요해집니다. 고요함이 극치에 이르면 마침내 환하게 밝아져 버립니다. 이것이 정관입니다. 둘째로는 환관수행(幻觀修行)입니다. 이는 밖의 경계를 보는 수행입니다. 보고 듣는 그 모두를 허깨비 환상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현상은 환상이고 허상이지 실상이 아니라고 알아버림으로써 허깨비 꿈인 환몽에 집착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존재의 현상이 환상임을 깨닫게 되면 집착을 여의고 진실본성이 밝아집니다.
마지막으로 적관수행(寂觀修行)이란 안의 정관과 밖의 환관이 일치하게 된 것을 말합니다. 안으로 번뇌 일어나는 것이 없고 밖의 경계에 집착하지 않게 됨을 적관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삼관법이 참선수행의 첫 걸음입니다. 


선수행에 있어서 중국 당나라 규봉 종밀 선사께서 말씀하신 5종선이 있으니 이것이 △외도선(外道禪) △범부선(凡夫禪) △소승선(小乘禪) △대승선(大乘禪) △여래청정최상승선(如來淸淨最上乘禪)입니다.
이 중 소승선은 소승불교를 받들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관법 수행입니다. 탐애심(貪愛心)을 항복 받으려면 부정관(不淨觀) 관법수행을 해야하며 산란심(散亂心)을 항복 받으려면 수식관(數息觀) 관법수행을 해야 합니다. 진에심(瞋?心)을 절복 받으려면 자비관(慈悲觀) 관법수행을 해야 합니다. 소승선은 지관(止觀)의 수행법입니다. 지관의 지(止)는 정지의 뜻이며 정적인 수행입니다. 마음을 거두어 망념을 쉬는 수행이지요. 지관의 관(觀)은 관달(觀達)의 뜻입니다. 동적 수행이지요. 지혜로 관조하여 진여(眞如)에 계합하는 수행입니다.


근본 소승 수행자가 닦아야 할 덕목이 37 조도법(助道法)입니다. 이는 사념처(四念處), 사정근(四精勤), 사여의족(四如意足), 오근(五根), 조력(五力), 칠각분(七覺分), 팔정도(八正道) 관법수행을 말하는 것입니다. 소승의 수행자가 닦는 관법수행으로 열반의 이상경에 나아가기 위하여 닦는 첫 도행이 사념처관입니다.
사념처관은 신념처(身念處), 수념처(受念處), 심념처(心念處), 법념처(法念處)를 말합니다.


첫째로 신념처관은 부모에게서 받은 이 육신은 부정하다고 관하는 부정관입니다. 둘째로 수념처관은 음행, 자녀, 재물 등을 보고 참된 즐거움이 아니고 모두 고통이라고 관하는 고상관(苦想觀)입니다.
셋째로 심념처관(心念處觀)은 마음은 항상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고 생주이멸(生住異滅)의 변화한 무상한 것이라고 관하는 무상관입니다. 넷째로 법념처관(法念處觀)은 우주의 삼라만상(森羅萬象) 모든 존재인 만유에 대하여 실로 자아인 실체가 없다고 보는 무아관(無我觀)입니다.


또한 대승선은 대승불교를 받들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선을 대승선이라고 합니다. 여래청정최상승선(如來淸淨最上乘禪)은 〈수릉엄경(首楞嚴經)〉에서 설한 여래가 소득한 선정으로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입니다.
〈능가경(楞伽經)〉에 이르시기를 여래선은 ‘수릉엄삼매’라고 하였습니다. 여래선은 보리 달마조사가 전한 진선미(眞禪味)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라 하여 이에 대하여 조사선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당나라 이후에 여래선이란 말은 조사선(祖師禪)이란 말과 함께 쓰게 되어 보리 달마조사의 정전(正傳)인 시아본사 석존의 마음으로써 마음을 전하는 영산회상의 염화미소 다자탑전의 분반좌 쌍림수하의 곽시쌍부인 이심전심으로써 참된 선임을 말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여래선은 〈능가경〉, 〈수릉엄경〉 등에서 여래의 교설에 의거하여 깨닫는 선을 가리킨 것입니다.
그러면 간화선이란 무엇일까요? 간화선(看話禪)의 간(看)은 보는 것입니다. 이때 본다는 것은 용성 진종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항상한 유견(有見)과 무상한 무견(無見)의 양변(兩邊)을 놓아버리는 것이 중도이고 이 중도를 깨친 것이 정견이므로 일체 관념의 상을 놓아버리는 안목으로 보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간화의 화(話)는 화두를 말합니다. 간화선의 삼대 요건은 대신근(大信根) 대분지(大憤志) 대의정(大疑情)입니다. 대신근(大信根)이라 함은 시아본사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다겁 다생의 인행(因行)을 마치고 일체 중생의 교화를 위해 사바세계 남섬부주 서역 인도 보리수원 금강보좌 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정각 올바른 깨달음인 연기법으로 성도하시고 바로 이렇게 설하셨습니다.
‘기이하도다. 내가 지금 널리 일체 중생을 살펴보니 여래의 지혜 덕상을 모두 갖추어 있건마는 단지 망상 집착 때문에 증득하지 못하는구나’
 또〈대반열반경〉에 이르시기를 ‘일체중생이 다 불성이 있다(一切衆生 悉有佛性)’고 하였습니다. 이에 근거하여 나에게도 부처님의 불성과 똑같은 진실본성이 있다, 나에게도 역대전등 제대조사의 자성과 똑같은 진실본성이 있다고 뿌리깊이 확실하게 믿는 수행을 말합니다.
대분지라 함은 제불제보살 역대전등 제대조사가 이미 저렇게 되셨도다, 모든 부처님이 하셔서 되셨도다, 역대전등 제대조사도 하셔서 되셨도다. 나도 하면 된다는 분한 큰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대분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 간화선 대법회가 4월 24일~5월 2일까지 조계사에서 열렸다. 사진은 5월 1일 불심 불심 도문 스님 법회 장면.

대의정이라 함은 명안조사를 친견하여 화두를 결택 받아 대의정으로 참구하여 확철대오함으로써 불타 조사의 가르치심을 증명하여 불타 조사의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역대 조사님들의 원력을 본받아 앞으로 불교의 세계화가 이루어져서 석존의 영산회상에서 미륵존의 용화회상으로 이어지기를 염원하는 바입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간화 활구 조사선이 아래로 외도선, 범부선, 소승선, 대승선, 여래청정최상승선을 모두 섭수하여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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