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게, 한번 믿었다 하면 그냥 밀고 나가세요

▲ 그림 최주현

여러분! 진짜 열심히 하십시오.
우리가 지금 몇 발자국이나 떼어놓고 이 모습이 없어지겠습니까.
이 모습이 없어지기 전에 이 도리는 꼭 알아야
묵은 빚도 갚을 수 있고 새 햇빛도 줄 수 있고
그 뿌리에 물도 줄 수 있고 꽃도 피고 열매가 열려서
영원토록 굶지 않고 먹게 해줄 수 있는
바로 무종(無終)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지난 호에 이어서)

그러니까 부모가 병으로 인해서 고통을 받는다 하더라도 ‘아이구, 이거는 지겨워서 어쩌나.’ 이런 생각 마시고 ‘아, 이것도 바로 내 탓이로다. 내가 이런 인연을 안 지었더라면 왜 내 앞에 왔을까? 그러니 얼마 안 있다가 또 모습을 타고 나오실 텐데 얼마 안 있다가 낸들 안 그러랴.’ 하고 내 모습으로 생각하고 바로 그렇게 공경을 잘하십시오. 미워하지 말고 지겨워하지 않는 마음으로써 꾸준히 그냥, 잘하는 척하지도 말고 못하는 척하지도 말고 그냥 여여하게 그냥 나간다면은 그것이 바로 대성공을 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자식들을 길러도 그렇게 해야 하고, 자식들이나 부모들이나 모두 살아나가는 게 상대가 모두 일체 만물만생이 전부 스승 아닌 게 하나도 없어요.

하다못해 풀뿌리를 봐도 스승 아닌 게 하나도 없죠. 죽여도 죽여도, 아무리 그냥 묻어놓고 아무리 캐버려도 그냥 어디다가 뿌리를 붙이면 살고 그러거든요. ‘야, 그렇게 생명이 지겨울 정도로 튼튼하고 지겨울 정도로 끈질기게 이어가는 거는 참 처음 봤다. 우리의 인생 근본도 이렇게 영원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깐 어느 거 하나 봐도 내 스승 아님이 없어서, 어저께도 그런 말을 했지 않습니까? 삼세의 일체 부처님의 마음과 또는 일체 만물만생이 다 스승이 돼준 까닭에, 이렇게 말 한마디라도 할 수 있었으며 또는 행동 하나도 할 수 있었던 것이, 실천 한 번 할 수 있었던 것이 그 모두 스승이 돼줬기 때문이다 이런 말입니다. 그런 거를 어떻게, 감사하단 말을 다만 말로만 얄팍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예전에도 말 한마디 했지 않습니까? 목이 말라서 허덕허덕해지는데 뭐, 지금처럼 먹는 거나 배불리 먹고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누구 말마따나 배는 등가죽에 가 착 달라붙고 땀은 뻘뻘 흐르고, 겨울에도. 아이, 물 한 방울을 얻어먹으려고 가니까 물고랑은 이렇게 있는데, 도랑이 있는데 아, 뱀이, 그냥 큰 뱀이, 그건 뱀도 아니고 구렁이었던 모양이죠. 아, 둥실둥실 틀고 앉았는 거예요, 그 옆에다. 그러니 웬만하면 기절을 했을 텐데 말입니다, 아주 침착한 거예요.

왜냐하면 무슨 능력이 있어서 침착했던 게 아니고요, 내 바른대로 똑똑히 얘기하죠. 하하하.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는 건 누구나가 다 죽는 건데 그까짓 것 죽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려우냐. 네가 인연이 돼서 네가 나를 물어서 죽인다 하더라도 너를 원망 안 한다.’ 그러고는 딱 보니까 목마른 것이 싹 없어지면서 뭐가 보이느냐 하면은 뭐,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고 그랬죠? 하하하. 아, 원이, 원이 보이는 겁니다. 원! 원이 뚝 보여서 그걸 보면서 무심코 ‘아, 이 세상은 모가 나지 않고 저렇게 둥글구나.’ 그러고 있는데 어느 틈에 머리를 반짝 드는 겁니다. 그리고 혓바닥을 낼름낼름 하는 겁니다, 이제. ‘오, 고개를 들었으니깐 백(白) 자면서 바로 법이로구나. 고개를 일으켰으니깐 법이야. 혓바닥을 내밀었으니까 이 삼라만상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바로 다 살아 있구나.’ 이거를 느꼈단 말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냥 들여다만 보고 있으니까 그것도 답답했던 모양입니다. 하하하. 아무 짓도 안 하고 가만히 들여다보고만 있으니, 가지도 않고. 그러니 그 뱀도 가만히 생각을 하니 오히려 두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길게 그냥 몸을 끌고 가는 겁니다. 아, 그걸 보다보니까 ‘아, 이 원의 모든 진리는 하나로 돌아가는구나.’ 하는 걸 느꼈단 말입니다.

그러니 모든 매사 게 하나하나가 스승 아닌 게 어딨겠습니까? 네? 꼭 말만 해야 스승입니까? 꽃이 피고 지는 것도 스승이요, 물이 흐르는 것도 스승이요, 밥을 먹고 똥을 싸는 걸 봐도 스승이요, 서로 악다구니처럼 싸움을 하는 것도 스승이요. 요새 뭐 뭐, 조사하고 이러는 것도 스승이요. 하하하. 이 스승 아닌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 그 감사함을 말입니다, 이렇게 느낀다면 누구를 원망할 수 있으며, 누구를 증오할 수 있으며, 누구를 미워할 수 있겠습니까? 네?
오늘 이런 말을 하면은 날 건방지다고 하겠지만 나는 여러분과 둘이 아닌 마음, 이 세상천지가 다 둘이 아니게 전달을 하고 돌아갑니다. 마음과 마음이 말입니다. 그게 사실입니다. 은행나무와 은행나무가 사랑하는 거 보셨습니까? 꼭 사랑한다고 말을 해야만 보십니까? 사과나무와 사과나무가 사랑하는 거 보셨습니까? 진달래 나무와 진달래 나무가 사랑하는 거 보셨습니까? 싸리나무와 싸리나무가 사랑하는 거 보셨습니까? 이 사랑 빼놓고 없습니다. 모두가 사랑입니다. 근데 사랑을 하는데 귀정적으로 이 마음을 너그럽게 이렇게 굴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자동적인 자유자재권이 있어야 되는데, 곤충들은 자유자재권이 없어서 꼭 이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한테 자기 몸을 다 바쳐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모두 자기를 뺐다 끼었다 하는 그 지혜에 달려 있는데 그걸 뺐다 끼었다 둥글릴 수가 없고 자유자재할 수가 없으니까, 곧이곧대로 그냥 사니깐 곤충으로밖엔 못 살죠. 어떻습니까?

사람도 좀더 마음을 탁 틔워서 훌떡 넘어가십시오. 이거 그렇게 무서워서 어떻게 삽니까? 귀신도 무섭다. 아니, 귀신이 친구지 뭐가 그렇게 무섭습니까. 예? 아, 모두 친구 아닌 게 어딨습니까? 사람이 살다 죽은 것이 귀신인데 아, 귀신이 뭐가 무섭습니까, 그렇게. 공동묘지에 가서 밤을 새라면, 아마 그믐밤에 새라면 무서워서 쩔쩔매실 거지마는 그것도 마음이란 말입니다. 그 마음을 좀 훌떡 열면은 아, 우리 몸뚱이는 문으로 열고 닫고 다니지만은, 마음이라면은 이 벽도 소용 없고 봇장도 소용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진짜 믿으세요, 좀! 진짜 진짜 그렇게 하면은 그렇게 된다는 사실을 믿으세요, 좀. 왜 믿지 못하고서는 줬다 뺏았다, 줬다 뺏았다 이러십니까? 지혜롭게, 좀 한번 믿었다 하면 밀고 나가세요!

내가 건방지다고 그럴 거지만 이렇게 말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이렇게 거닐다보니까 빗방울이 뚝뚝 떨어져요. 오늘은 비 오면 안 돼! 그것도 이 ‘안 돼.’ 하는 요건이 적합해야 됩니다. 응. 이거는 (가슴을 짚어 보이시며) 내가, 내가 ‘안 돼.’ 하기는 했으나 그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이 삼라만상 대천세계에 마음과 마음이 전달되고, 통신이 전달되고, 교류가 전달되고 그 모든 것에 전달이 되는데, 비가 오면 부처님들이 비를 맞아. 부처님들께서, 하하하. 우리 하나하나 아주 소중한 부처님들이십니다.
내가 여러분이 아니었더라면 이렇게 지혜를 넓히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찾아주시고 했기 때문에 이 지혜를 넓혔고 또는 사랑도 할 줄 알았고, 네 자식 내 자식 그런 것도 없는 것을 알았고, 네 부모 내 부모가 따로 없다 하는 것도 알았고, 여러분이 정말 저에 대해선 스승이시며 부처이십니다. 그러니 어디 따로 있습니까? 더불어 같이 도반이요, 더불어 같이 지금 하고 가지 않습니까?
그러니 오늘 공부하시면서 어떠한 체험이라든가 또는 질문하실 거 있으면 질문하십시오.

질문자1(여): 스님, 감사합니다. 제가 오늘 나오게 된 것은 스님께 너무나 감사해서 오늘 선원에 나오면서도 버스 안에서 내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을 연발하면서 그 감사한 마음을 전하러 왔습니다. 15년 동안 앓던 류마티스 관절염을 제가 나오기 시작한 지 2년밖엔 안 됐지만 지난 3월서부터 한 1년 넘게 이 한마음 주인공 공부를 하면서 깨끗하게 나았습니다. 모든 것은 다 스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15년이나 양약으로 시달리고 그러면서도 끊지 못하던 약을 한마음 공부를 하면서 하루 아침에 약을 끊고, 약을 끊으면서도 좋아지는 과정을 스스로 느끼고 볼 때 얼마나 신비하고 고마운지 정말 표현할 수 없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낫는 기간이 조금 걸리긴 했습니다마는 저는 이 한마음 주인공 공부를 함으로써 모든 것이 이렇게 깨끗이 나은 것을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말솜씨가 없어서 잘 못 합니다마는 아무튼 제가 앞으로도 계속 이 마음공부를 잘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사람에게 이 기쁜 마음이 전해지고, 또 모든 사람이 다같이 이 한마음 공부를 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큰스님: 그러니까 차가 망가지면 운전수가 기름도 넣을 수 있으며, 또 차도 고치죠?
질문자1(여): 네.
큰스님: 그런 도리를 완전히 얼른 알았더라면 얼른 고칠 걸 그랬습니다.
질문자1(여): 네.
큰스님: 하여튼 지금부터라도 느끼고 체험하고 이렇게 매사에 모두 용도에 따라서 일체를 다 그렇게 이끌어가십시오.
질문자1(여): 네. 감사합니다.

질문자2(남): 큰스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여러 신도분들을 대표해서 큰스님께 질문을 드리게 된 것을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첫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옛 선사가 이르시기를 “처음에 나였다가 나중에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부처였는데 나중에 내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제 나름으로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가 있습니다만 큰스님의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큰스님:
지금 뭐라고 그러셨습니까, 첫번에…, 하하하.
질문자2(남): 그럼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옛 선사가 이르시기를 “처음에 나였다가 나중에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부처였는데 나중에 내가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제 나름으로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르를 하고 있습니다만 큰스님의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큰스님: 네, 그래요. 부처는 나중에 부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처음에 부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대로 그냥 부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대로 부처인 것을 알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를 구하고 또 어리석지 않은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구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구하다보니까 부처를 구해서 나중에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을 구하니까 그대로 부처가 되더라는 얘깁니다. 예를 들어서 부처 아닌 부처죠, 그러니까. 자유인이다 이 소립니다. 그래서 나를 발견했으니까 그 나를 찾은 거 아닙니까? 나를 모르고 있다가 나를 찾았다 이겁니다, 이제.

질문자2(남): 두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큰스님을 모시고 가르침을 듣는 법회 때마다 저희들 중에 몇 분이 나서서 의문나는 점을 여쭈곤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어떻게 된 것입니까?” 하고 물어서 답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스스로 의정을 들고 주인공의 답을 들을 때까지 참구해 들어가야 함이 옳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의 이런 생각이 바른 지견인지 가르침 바랍니다.

큰스님: 네. 그것이 바르죠.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 스님네들은, 스님네들이나 물론 살림하시는 여러분이나 다 그렇습니다마는 특히 살림하시는 분들은 더, 지금 수행자들은 여기다가 (가슴을 짚어 보이시며) 모든 것을 다 맡겨놓고 거기서 답이 나올 때를 바라기도 하지만 또 듣는 것도, 물어서 질문하는 것도 있어야 합니다. 질문이 아주 없어서도 안 되고 아주 물어보기만 해도 안 됩니다. 이 질문을 해서 바로 거기에 놓고서 그 요량을, 길 가는 요량을 알기 위해서 질문을 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길 가는 요량을 알아서 반드시 거기 맡겨놓고 가야 된단 얘깁니다. 길을 알아가지고 맡겨놓는 거하고 모르고 그냥 맡겨놓는 거하곤 다릅니다.

질문자2(남): 세번째는 다시 옛 선사의 말씀으로 여쭙겠습니다. 한 선사가 깨달음의 경지에 대해서 말씀하시기를 “경계(境界)를 인식하는 주체가 남아있는 한 인식된 모든 것은 속임수다.”라고 하셨습니다. 인식하는 주체가 사라진 경지란 어떤 경지일까 궁금한 생각이 듭니다.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그때는 주인공만이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제 나름대로 헤아려봅니다만 이에 대해 가르침 주시기 바랍니다.

큰스님: 그러니 아까도 얘기했죠. 물맛을 알려면 내가 직접 먹어봐야 안다고요. 정말 뜨거운지 미지근한 건지, 따뜻한 건지 찬 건지 그거를 먹어보는 사람이나 알겠죠. 그러니까 내가 먹어보지 않는 이상에는 모두 거짓말이라는 얘깁니다. 아시겠습니까? 얼른 쉽게 말을 하는 겁니다, 지금. 그러니까 말로만 듣고, 책을 보고, 경전을 보고, 모두 봐도 말로만 이론적으로만 해나가면 모두 거짓말이 되고 모두 헛게 됩니다. 그래서 물을 딱 마셔보고 (물컵을 들어 보이시며) 딴 물은 또 거짓말인지 모르니까 내가 딱 먹어보고 그 물을 그냥, 그 물을 가지고 ‘야, 이건 먹으니까 시원하더라.’ 하고 주는 것이 바로 이게 약사가 감로수를 주는 거와 같은 겁니다. 하하하.

그런데 이걸 먹어보지도 않고 저 물맛이 어떻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주는 게 아닙니다. 이 어디고 누구든지 나 아님이 없고 이럴 때는 물도 바로 내가 물이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맛을 아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물을 줘도 그때는 아주 톡톡한 맛이 나고 그게 감로수가 되는 거죠. 그러니깐 그 지혜를 얻으려면요, 나부터 먼저 알아야 지혜가 자꾸 늘어가요. 나부터 알아야….
이 우리 형제 법우님들께서 이 마음공부를 열심히 하셔야 됩니다. 내 마음이 트여야 남도 이끌어갈 수 있지, 내가 눈을 뜨지 않고 내가 귀를 뜨지 않고 남을 이끌어갈 수 없는 것입니다. 열심히들 해서 남을 진짜로 보시해라 하는 거. 금(金) 한 덩어릴 주고서 늘려라 이랬더니 그걸 늘리지 않고 그 금이 없어질까봐 늘리지 않았다 이런 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거기다 놓고 체험하고 가면서 남들한테 그 마음공부를 전달해주게 되면요, 그만큼 공덕이 큰 겁니다. 이건 세세생생에 공덕입니다. 올바로만 관법을 일러준다면. 그런데 한 사람을 이끌었는데 수십 억의 중생들을 이끈 셈입니다. 그건 왜냐하면, 집합소 하나를 포교했는데 집합소 안에 들어있는 중생이 얼마나 많은지 말입니다. 하하하. 그 집합소 안에 있는 자생중생들이 전부 바뀌어서 화(化)해서, 보살로 화했으니 그건 뭐 얼마나 그게 공덕이 되겠습니까? 지금 뭔 말을 하다가 이렇게 됐죠? 하하하.

질문자2(남): 예. 세 가지 질문에 답해주신 데 대해서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속 정진하겠습니다.
큰스님: 그런데 말입니다, 옛날 같으면 이런 질문을 할 때는 그냥 그 옛날에는 주먹을 번쩍 들거나 내리치거나 이런 등등 문제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가지고 지금은 여러분을 이끌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귀뜀을 해줘가면서 이렇게 해야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겁니다. 산이 물이 되고 물이 산이 되는 도리를 어찌 알아서 산은 산대로 있고 물은 물대로 있는 도리를 알겠습니까? 그러니까 틔워주면서, 귀를 틔워주면서…. 하하하.

질문자3(여): 큰스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질문이 있어서 나온 것은 아니고요. 저한테는 딸이 둘이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10년 만에 임신을 했어요. 지금은 삼개월째인데 기왕이면은 아들을 낳고 싶은데 이것도 욕심이 되겠는지요.

큰스님: 음, 아들을 낳고 싶은데 십 년 만에 애가 있다! 아, 그랬으면 그거 뭐 뻔하지 않겠소? 하하하.

질문자4(여): 큰스님, 감사합니다. 저 부산에서 왔습니다. 제가 이 공부 한 지는 한 몇 개월밖에 안 됩니다. 몇 개월밖에 안 되는데 그 동안 제가 너무나 고통 속에 살다보니까 이리저리 헤매다가 큰스님 법을 만났습니다. 그래 오늘도 큰스님께서 제가 생각했던 것을 다 말씀하셨습니다. 저의 처사님이 아픔의 고통을 당하고 그 인연들이 또 자식들까지 다 인연을 마치고 가니까 아무리 주인공한테 제가 마음을 돌리고 관(觀)하고 해도 제가 너무나 약한가봅니다. 항상 저 혼자서 울면서 주인공한테 관하여도 마음과 뜻대로 잘 되지 않으니까 망설이다가 오늘은 큰스님 앞에 용기를 내어서 나왔습니다.

큰스님: 전체 놓고, 죽으려고 믿고 거기다 놓으세요. 살 양으로 믿고 놓으니까 그렇죠. 살 양으로 놓으니깐 그렇고, 아예 그냥 죽어버리려고 거기다 놓으세요. 그래야 됩니다.


질문자4(여): 네. 열심히 더 노력하겠습니다.

큰스님: 그냥 놓는 게 놓는 게 아니잖아요. 살 양으로 놓으니깐 그놈의 게 제대로 되겠습니까? 그래서 옛날부터 ‘눈 뜨고 삼 년을 푹 쉬어라. 자거라.’ 이런 말들도 많이 하고 그랬죠.

질문자4(여): 큰스님,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사회자: 예. 질문이 많겠습니다마는 오늘은 이것으로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큰스님: (합장하시며) 여러분, 진짜 열심히 하십시오. 나중에 이 인간의 의식을 가지고 후회하시지 말고 열심히 해서, 우리가 지금 몇 발자국이나 떼어놓고 이 모습이 없어지겠습니까? 하여튼 이 모습이 없어지기 전에 이 도리는 꼭 알아야 묵은 빚도 갚을 수 있고, 새 햇빛도 줄 수 있고, 그 뿌리에 물도 줄 수 있고, 꽃도 피게 할 수 있고, 그 열매도 열려서 영원토록 굶지 않고 먹게 해줄 수 있는 바로 무종(無終)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무시(無始)요, 무종이요. 이 모두를 간파할 수 있는 여러분이 돼야 영원토록 정신계의 어버이로서 이 혼란에 빠진 중생들을 다 제도할 수 있으니 여러분이 다 그렇게 되셔야 합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