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대원불교문화대 명상학과

이론과 실습 병행…강사진 화려
불교교리 강좌·방학특강도

▲ 대원불교문화대학 명상학과는 2011년 신설 사마타수행의 이론과 실습, 불교명상학, 알아차림과 자아등 명상의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사진은 4월 25일 수업장면.
“열심히 시를 쓰는 저를 보고 아들이 왜 엄마는 시인도 아닌데 시를 쓰냐고 타박을 했어요. 순간 속이 많이 상했어요. 시가 좋아서 오랫동안 시를 썼지만 일류 시인이 되지 못한 열등의식이 남아 있어서였지요. 유명 시인이 되지 못했을 뿐이지 제 시도 나름 인정도 많이 받았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이런 말에 많이 초연해지기도 했고 또 아들의 말을 잘 들여다보면 밥 줄 시간에 밥 안 주고 시 쓰는 엄마를 나무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죠”


4월 25일 마포 다보빌딩 2층, 대원불교문화대학 명상학과 윤희조 교수(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의 수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윤 교수의 수업은 한주간 자신이 마음에 걸렸던 부분에 대해 한 두명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발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뭐 그리 거창한 발표가 아니다. 일상에서 느꼈던 화 짜증 분노 등의 감정을 일으켰던 사건을 말하고 이에 대해 마음공부 차원에서 이론과 상담을 병행해 풀어주며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윤 교수는 이 수강생의 질문에 어떤 결론을 내려 주었을까? “만(慢) 이라는 것은 내가 상대편보다 우월할 때 온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내가 상대편 보다 못하다는 열등의식도 잘 들여다보면 ‘내가 너보다 더 낫다’라는 마음이 숨어 있습니다. 결국 아라한의 단계가 되어야 이 만(慢)이 끊어지는 것이죠. 선정에 들어가 나를 바라보는 작업을 꾸준히 해서 내가 누구인지를 알 때 이런 마음도 끊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대원불교대학 명상학과는 2011년 신설되었다. 매주 수·목요일 주·야간반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사마타수행의 이론과 실습, 불교명상학, 알아차림과 자아, 선의 이해와 실제, 명상과 치유 등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불교명상을 이해하기 위해 불교교리강좌와 방학 특강 등도 진행되고 있다.
강사진도 화려하다. 심리학박사 서광 스님(미국 보스턴 서운사 주지), 이한구 성균관대 명예교수, 윤희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이남경 동국대 선학과 강사 등이 수업을 이끌고 있다.


수강생 한경호 (60) 씨는 명상을 통해 대인관계가 원만해졌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명상을 통해서 제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나라고 생각했던 것이 내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중생심으로 끌려가던 마음을 다잡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제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길이 바로 명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초보지만 열심히 수행해 그 길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8개월 동안 명상 공부를 해온 안수동(67) 씨는 명상을 통해 놓아버리는 법을 배웠다고 전한다. “치과의사로 오랜 시간 병원을 운영하면서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병원을 다른 의사한테 맡기고 명상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명상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뭔가 여지껏 바쁘게 살아오던 삶을 되돌아 볼 있게 해주고 생활 습관도 고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죠”
윤희조 교수는 명상을 통해 자아를 바라볼 수 있는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명상을 하며 자신의 문제를 알아차리고 이를 해결해 갈 수 있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기존의 관념들이 깨지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긴다는 얘기도 종종 듣습니다. 앞으로 학생들이 개개인의 문제를 직시하고 이에 맞는 수행법을 찾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한편, 대원불교대학은 지난 1973년 개원 이래 △불교인문학 △불교 문화학 △불교명상상담심리학 △불교학 등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317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02)707-1072
 

“올라오는 화 바로 바로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스피치 강사 신향지 씨

“2년 동안 명상을 공부하면서 제 삶과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알아차림을 통해 제 내면을 관찰할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그래서 화와 짜증이 나면 그 순간을 알차리려고 노력해요. 그러면 그 화와 짜증이 순간적으로 사라지죠”
스피치 강사 신향지(사진·49) 씨는 대원불교대학 명상학과에서 2년째 명상공부를 하고 있다. 그녀는 이렇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줄 아는 힘이 생기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인간관계도 좋아졌다고 말한다.
“늘 동생과의 관계가 서먹했었어요. 명상을 공부한 이후 동생과 많은 대화를 나눴죠. 그러면서 알게 됐어요. 저는 동생한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데 동생은 그게 불편했나봐요. 문제의 실마리를 푸니 불편했던 관계들이 스르륵 풀리게 되었고 동생과의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일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명상을 수업에 적용한 것이다. “강의 시작전에 명상을 시켜요. 수강생들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좋아해요. 저 또한 제 마음이 밝아지니 수강생들에 대한 배려심이 더 많아지고 소외된 분이 없도록 노력하게 되었죠”
함박웃음을 띠는 신 씨의 얼굴에는 명상으로 찾은 행복이 한가득 담겨져 있었다.
정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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