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스코틀랜드 홀리아일랜드 세계평화센터


▲ 옴마니반메훔이 새겨진 바위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라마 예세 로살 린포체. 그는 홀리 섬에서 티베트를 느끼고 섬을 매입하고 세계평화센터를 세웠다.
 

카규파 승려 라마 예세가 섬 매입 설립
명상, 태극권, 요가 등 코스 다양
안거 기간에는 오계 꼭 지켜야



샘과 수도원이 있는 평화로운 섬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 아란(Arran) 섬에서 멀지 않은 홀리(Holy) 섬은 오래전부터 성스러운 땅으로 여겨져 왔다. 치유 효과가 있다는 샘과 13세기에 지어진 수도원이 있는 평화로운 곳이다.

티베트 불교 소수 종파 ‘카규파’의 승려인 라마 예세 로살 린포체(Lama Yeshe Losal Rinpocheㆍ70)는 1995년 이곳에 ‘홀리아일랜드 세계평화센터(Holy Island Center for World Peace)’를 건립하고 휴양센터를 겸한 명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티베트 점령으로 미국으로 건너온 라마 예세는 1960년대 후반 미국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서구에 관심을 갖고, 스코틀랜드의 삼예링(Samye Ling) 수도원에 정착했다.
이후 1990년, 아일랜드계 여성이 수도원을 찾아와 특이한 요청을 한다. 그는 아란 섬 옆의 자그마한 홀리 섬의 주인으로 성모마리아로부터 “삼예링 수도원의 불교도한테 가서 물어보라”는 계시를 받았고 홀리 섬을 팔고 싶다는 것이었다.

섬을 둘러 본 라마 예세는 고향인 티베트를 연상시키는 풍경에 즉시 친화력을 느끼고 1992년 4월 섬을 매입했다.

▲ 홀리아일랜드 세계평화센터 주변에는 스투파(티베트불교탑)와 오색깃발, 룽타가 걸려있다.

지속가능한 자연환경 추구를 원칙으로
홀리 섬에서 라마 예세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나무 심기,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것) 없이 돌 벽 쌓기, 건물 짓기, 정원 가꾸기 등을 시작해 1995년 센터를 완성했다.

처음부터 그는 섬을 생태학적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배경이나 종교에 관계없이 사람들에게 내면의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러한 그의 원칙으로 홀리아일랜드 세계평화센터는 섬의 환경보호를 위해 여러 영역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어떤 곳은 섬에서 서식하는 새와 동물을 보존하기 위해, 또 어떤 곳은 나무를 심기위해 구역을 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를 위해 섬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애완동물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섬 에는 티베트의 정취가 묻어나는 룽타(lungta, 세상의 5가지 주요 요소를 다섯 까지 색깔로 담은 천)와 타라보살(티베트에서 숭배하는 여성보살)의 바위그림이 곳곳에 있다.

홀리 섬 북쪽에는 세계 평화와 건강을 위한 센터가 있다. 3월부터 10월까지 휴양 및 안거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불교의 오계(五戒)를 지켜야 한다.

세계평화센터는 기숙사를 비롯해 싱글ㆍ트윈 룸 등 60개 이상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각 객실은 중앙 난방식으로 소형 세면대가 비치돼 있으며 묵언수행을 하기 좋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도서관과 벽난로가 있는 식당, 그리고 소모임을 위한 장소 등이 마련돼 있다.

약 100명 정도를 수용하는 평화의 전당(The Peace Hall)에서는 명상, 태극권, 종교 간 대화 등 다양한 워크숍과 컨퍼런스 등을 개최하고 있다.
하루 종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코스는 매일 프로그램이 짜여 있다.

‘마음챙김 집중과정’ ‘취침 중 마음챙김하기’ ‘아나타 요가’ ‘소리명상치유’ 등이 있으며 채식 요리, 불교 강의는 물론, 자신과 자신의 영적 자아를 연결시켜 주는 코스들도 있다.

코스 기간은 보통 4~7일을 기본으로 하며 요금은 140파운드(한화 약 24만원)부터 많게는 358파운드(한화 약 61만원) 정도다. 식사는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한다.

일을 도와야 한다거나 하는 의무는 전혀 없지만 방문객이 나서서 참여하겠다고 하면 대환영이다. 그냥 앉아서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다가,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에 슬슬 지루해지면 주위의 아름다운 자연 탐험을 해도 좋다.

멕시코 만류가 선사하는 온화한 기후 덕분에 희귀한 식물과 야생화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으며, 에리스케이(Eriskay) 섬의 야생 조랑말과 염소, 양 떼들이 돌아다닌다.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해안의 물 역시 스펙터클하다. 다양한 종류의 바다표범, 돌고래, 심지어 돌묵상어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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