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제따와나 선원

▲ 제따와나 선원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명상을 지도, 현대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3월 27일 청정도론 프로그램 명상 장면
팔정도 수행·청정도론 등 공부
국제명상마을 건립 목표로 불사

“억지로 내려놓는다면 폭발할 가능성이 있죠. 수행의 방향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고요를 통해 바른 사유를 하면 정견이 생기죠. 이렇게 지혜가 성장을 하면 자연스럽게 버려지기가 돼요. 이해를 통해 버리기가 되어야지 억지로 내려놓으면 참는 것이 될 뿐입니다”

▲ 제따와나 선원장 일묵 스님
제따와나 선원장 일묵 스님은 수행의 원리와 방법을 정확히 이해하면 수행의 힘이 생긴다고 말한다. 3월 27일 오전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제따와나 선원에서는 청정도론 입문과정 법문이 한창이었다.

이 과정은 팔정도 집중수행과정을 마친 후 좀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수행을 원하는 회원들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제따와나 선원은 도시민들에게 명상 수행의 나침반 역할을 해오며 꾸준히 회원을 늘려오고 있다. 일묵 스님은 “명상은 탐욕과 성냄 등의 고통을 주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속에서 이를 버리며 홀로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제따와나는 수행을 하는 동안 만나게 되는 여러 장애요소에 대해 지도해주고 대중들에게 수행의 바른 길을 제시해주고자 한다”며 설립 취지를 전했다.

현재 제따와나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일요 경전법회 및 화요 입문법회 △수요 중도법회 △목요 경전독송 등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명상 수행 프로그램으로 △마음명상 초보과정△팔정도 집중수행 △청정도론 입문과정 △2030명상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와 단기출가 △지도자 프로그램 △기업단체연수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제따와나 회원들은 수행의 이유와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일묵 스님은 “제도권 교육을 받은 현대인들에게 무조건 믿고 따르라는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게 되었는지 모른다. 초기불교는 이런 면에서 매우 체계적이고 논리적이죠. 이를 통해 불교를 이해시키고 수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한다.

3년째 제따와나선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은정(46) 씨는 수행을 통해 세상이 밝고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김 씨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누군가가 세상이 전쟁터라고 하더라. 그런데 정말 세상이 전쟁터가 되어야 할까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러던 중 방송에서 스님의 법문을 듣고 이곳에서 수행을 시작했다”고 전한다. 김 씨는 수행을 통해 ‘내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화가 나면 내 마음을 먼저 살핀다. 그러다보면 상대를 탓하기 보다는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를 내려놓으니 나도 주변도 모두 행복해진다”고 전한다.

오랫동안 해오던 요가의 한계를 느끼고 명상을 찾았다는 신명희 씨(44)는 수행을 통해 성격이 많이 유연해졌다고 한다. “제 마음을 들여다 보는 연습을 하다보니, 까칠하다 깔끔떤다 이런 주변의 지적이 너무 싫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제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어요. 그러고 나니 상대방도 저를 편하게 대해요. 질투심도 사라졌죠. 이제는 감정의 동요도 많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요즘 웃는 제 모습이 그저 만족스러울 뿐입니다”

이렇게 제따와나 선원의 수행자들은 명상을 통해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켜가는 힘을 얻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가장 오래 머물며 법을 설하셨다는 기원정사를 의미하는 제따와나는 앞으로 기원정사와 같은 모범적인 수행공동체를 건립하고자 한다. 이에 제따와나는 국제명상마을 불사를 진행중에 있다. 특히 홀로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인 꾸띠를 통해 평생 수행공간도 기증받고 있다.(02)595-5115


초기 경전 배우며 불교 새롭게 알았죠

4년 명상 수행 신연희씨

신연희(58·사진) 씨는 오랫동안 불교신자였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명상을 찾다가 제따와나를 만난 것과는 상반되게 그녀는 집 근처에 사찰이 생겼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들렀다가 수행의 재미에 푹빠졌다.

“그동안 절에 다니면서 불교에 대해 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교리가 없더라구요. 제따와나선원에서 4년간 공부하면서 교리와 수행에 관한 이론을 하나로 정립시키는 계기가 됐어요. 하나의 기둥이 세워진 느낌이에요”

물론 신 씨가 처음부터 수행을 한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법문만 들었고 이후 니까야 경전을 읽게 되면서 수행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수행을 통해 얻게 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저는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하지만 제 마음 속에는 이것이 상이 되어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증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죠. 그 마음을 외면하고 살았는데 수행하며 이를 알아차리게 됐죠. 이제는 기쁜 마음으로 남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인터뷰를 마친 후 명상을 하러 총총히 법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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