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명상상담연구원

명상=상구보리, 상담=하화중생

3단계 과정… 스님·직장인 등 수강

2급부터 지도자… 전국지부 10개

  

▲ 명상상담연구원은 명상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해 2004년 설립됐다. 사진은 원장 인경 스님이 지도하는 2급자격 연수과정 2013년 첫수업 장면.

2월 2일 토요일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명상상담연구원(원장·인경)을 찾았다. 이날은 2급 자격 연수과정 첫수업이 있는 날로 서서하는 명상 지도를 직접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두 사람씩 짝을 지어 각각 상담자 내담자가 되어 호흡을 통해 명상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해 보고 소감을 노트에 적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명상상담연구원은 여타 다른 수행기관과는 다르게 명상상담가를 지도하고 배출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대학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재가자나 강원을 졸업한 스님이라면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지난 2004년 개원해 3급 143명 2급 37명 1급 5명의 회원을 배출해내고 있다.

원장 인경 스님은 “명상으로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고 상담으로 현실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곳이 명상상담연구원이다. 명상이 상구보리에 해당한다면 하화중생은 상담에 해당할 수 있다. 세상사에 부딪히며 살아가는 대중들은 명상을 통해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가족관계 직장에서의 관계 등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상담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다. 이렇게 명상과 상담을 통해 그 누구보다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다”라며 명상상담연구원 설립 취지를 설명한다.

이렇게 명상과 심리를 함께 교육해 명상상담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이 바로 명상상담연구원이다.총 3단계의 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명상클리닉은 호흡과 염지관-리다명상-영상관법-자아초월간화선으로 나뉜다. 고집멸도 프로그램은 애니어그램 성격파악-심리도식-성격역동-명상상담 8회 모형 등을 기본으로 한다. 3급은 8개월, 2급은 1년, 1급은 1년 6개월의 과정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급수가 올라갈수록 실습을 강화하고 심도 깊은 이론을 통해 전문가를 배출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2급 자격증 획득부터는 명상상담가로도 활동할 수 있고 지부 설립이 가능하다. 현재 명상상담연구원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 경남·창원 경기도 평택 등에 10개의 지부를 두고 있다.

지하철공사에 근무하는 이명환 씨는 (52) 2단계 과정에 들어선 수강생이다. 그는 지하철공사 직원 외에도 또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바로 웃음치료사로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웃음치료 강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씨는 “웃음치료를 하면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 하지만 웃음을 주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때 명상을 만나게 됐다. 명상을 배워 이를 웃음 치료에 적용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수업을 듣게 됐다”며 취지를 설명한다.

이렇게 시작한 명상상담이 이 씨의 삶을 크게 변화시켰다고 한다. 바로 명상을 통해 알아차리고 깨우치는 법을 배운 것이다. 이 씨는 “사춘기 아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때는 왜 그랬을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예전에는 질책하고 혼냈을 것을 좀더 참고 돌아보는 힘이 생겼다. 직장 생활 역시도 마찬가지다.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을 상대하다보니 별의별 승객들을 다 보게 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승객들을 좀 더 여유롭게 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한다. 이 씨는 퇴직 후에는 명상센터를 개소해 명상치료와 웃음치료를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대중들에게 행복을 선사하고자 한다.

경남 산청에서 온 교사 김갑숙(47) 씨는 교사라는 직업에 좀 더 충실하기 위해 상담을 배우기 시작했다. 김 씨는 “우리는 끊임없이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명상상담을 공부한 이후부터는 학생들을 대하는 것이 달라졌다. 학생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잘 들어주고 이를 학생의 성향과 연결시켜 생각해 보면서 천천히 해결방법을 연구한다. 의외로 상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큰 위안을 얻음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명상상담연구원은 앞으로 명상상담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통해 이를 학문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인경 스님은 “명상이 붐이라고 하지만 아직 전문가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좀더 강화된 교육과 연구를 통해 학문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은 물론 전문 지도자 양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02)2236-5306

 

“명상상담 공부하면서 신도가 늘었어요”

-2급 과정 수강생 성능 스님

▲ 성능 스님
보문사 성능 스님〈사진〉은 기초교리강좌와 청소년법회의 지도법사 소임을 맡으면서 큰 한계를 느꼈다.

선방에서 배운대로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막상 이를 현실에 적용해 보니 대중들과의 소통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스님은 명상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3급 과정을 거쳐 2급 단계에 접어들었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신도들의 고민을 들어주기만 했어요. 공감해주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명상상담을 배운 후부터 모든 게 달라졌어요. 그들의 고민을 듣고 고통의 원인을 찾게 해주고 해결책을 유도해줄 수 있게 됐어요”

성능 스님에게 명상상담 과정을 공부한다는 것은 큰 힘이 되었다. 명상상담을 포교에 적용하다보니 절을 찾는 신도수도 늘었다.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사람들이 절에 오지 않아요. 하지만 이렇게 상담을 통해 신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다 보니 절에 오는 이유가 생기게 되죠. 그래서 제 상담으로 자기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하는 신도도 있지요. 그럴 때마다 상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요”

스님은 명상상담과정을 공부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알아가는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번에 동방불교대학원 대학교 명상치유학과에 입학해 자연치유학과 명상심리를 전공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학교 구청 등에서 명상상담을 본격적으로 강의하고자 한다.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명상을 알리고 싶어요. 그래서 모두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찾아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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