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상좌불교 한국명상원

순수 위빠사나 마음공부

법문 경행 좌선 면담 진행

인과 아는 지혜·관조의 힘 길러

가평에 집중 수행처 건립

 

▲ 한국 명상원은 순수 위빠사나로 2500년 전 부처님 법을 만나는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남편이 정치를 한다고 할 때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너무 괴로웠죠. 그리고 정치를 하면서 변해가는 남편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가톨릭 신자였던 제가 마음공부를 시작한 것은 바로 남편 때문이었죠. 처음에는 미술치료로 제 마음을 치유하기 시작했지만 뭔가 답답함이 있었어요. 제 내면의 명상을 만나고 싶었어요. 그렇게 인연이 된 것이 위빠사나 수행이에요. 이제는 정치를 하는 남편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항상 호흡에 집중하라고 남편에게 권하죠. 그리고 이제는 그때그때 제 마음을 알아차리는 힘을 갖게 됐죠”

정경순(50) 씨는 상좌불교 한국명상원에서 4년째 위빠사나 수행을 하고 있는 수행자다. 수행을 통해 자신을 내려놓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를 가르쳐 주는 곳이 바로 한국명상원의 위빠사나 수행이다.

1월 23일 수요일 저녁 7시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국명상원은 30여명의 대중들로 꽉 찼다. 수요일 저녁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뜻한 방에서 여유를 즐길 이 시간에 이들이 택한 것은 바로 위빠사나 수행이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는 수업은 법문-경행-좌선-면담으로 나눠진다.

한국 명상원은 일주일에 총 네 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 사념처 수행-수요반 법념처 수행-목요일 종일반(좌선)-마음알아차리는 수행(심념처) 등으로 구분되지만 모두가 위빠사나 수행을 바탕으로 한다. 각 반의 구별은 없으며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과 시간대를 택해 자율적으로 참석할 수 있으며 자율 보시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국명상원은 앞에 상좌불교가 붙는다. 이는 미얀마에서 7년간 수행을 한 묘원 법사가 위빠사나를 통해 2500년 전 부처님의 법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묘원 법사는 “처음 위빠사나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수행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게 미얀마로 건너가 4년은 호흡 위주의 신념처 공부를 했고 이후 쉐우민 스승을 만나면서 3년 동안 마음 수행을 배웠다. 이를 통해 대상을 아는 것, 보고 있는 그 마음을 보는 것을 대상으로 하는 공부를 하게 됐다”고 전한다.

그래서 한국명상원은 사념처 수행을 바탕으로 마음을 보는 위빠사나 수행을 강조한다. 묘원 법사는 “한국 명상원은 순수 위빠사나만 수행한다. 자비관 등 대중적인 수행을 가미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순수하게 마음을 보는 위빠사나만을 강조해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는 관조의 힘을 길러주고자 한다. 이를 통해 좋고 나쁨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볼 수 있는 지혜를 갖출 수 있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마음을 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묘원 법사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마음을 본다는 것은 우리가 화가 났을 때 화가 난 그 상황을 알아차리는 것이죠. 그리고 대상을 객관화해 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것이 곧 위빠사나 수행이고 마음공부입니다”

한국명상원의 수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분류해 보면 ‘있는 마음 보기’-‘일어난 마음 보기’-‘하려는 마음 보기’-‘아는 마음 알아차리기’ 이렇게 네 과정으로 나뉠 수 있다. 특히, ‘하려는 마음’은 마음이 하려는 의도를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묘원 법사는 “모든 행동은 의도에 의해서 움직인다. 행위를 하려는 마음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원인과 결과를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어 묘원 법사는 몸과 마음이 벗어난 불교는 없다고 설명을 한다. 그는 “느낌도 사라지고 법도 사라지고 아는 마음을 보는 것, 또 아는 마음마저도 사라지는 것이 열반”이라고 전한다.

현재 한국명상원은 경기도 가평에 집중 수행처를 건립하고 있다. 묘원 법사는 “이곳에서는 단체도 집중수행을 할 수도 있고 또 수행자가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고 있다. 그래서 도심에서는 생활 수행을, 가평에서는 수행의 불을 지필 수 있는 집중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양로원, 빠알리어 대학원도 건립해 2500년전 부처님의 법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계획을 전했다.

 

 

 

“불만족 인정하면 행복 얻을 수 있죠”

 

위빠사나 수행자 장은실 씨

장은실〈사진〉 씨는 한국명상원에서 2년째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 수행자다. 3년간 간화선을 했지만 답답함을 풀 길이 없었던 그에게 위빠사나는 인생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이제 그는 불만족스럽고 불만스러운 자신과 상황을 원망하지 않는다. 세상과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혼하면서 바라는 것이 많아졌어요. 답답하니 어렸을 때부터 다녔던 교회를 나갔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어느날 신에게 의지하지 말자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지인의 소개로 간화선을 시작했어요”

그녀는 불교와의 만남을 이렇게 얘기한다. 하지만 화두를 들고 자리에 앉아도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이후 장 씨는 묘원 법사의 CD 법문을 듣게 된다. “처음부터 법사님의 법문을 듣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생소했죠. 하지만 꾸준히 틀어놓고 듣다보니 제가 가진 의문이 풀리게 됐어요. 그렇게 수행을 시작했죠”

그녀는 이곳에서 수행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제가 늘 특별한 사람이기를 갈구해 왔다는 것을 알았어요. 하지만 늘 부족했고 불만족스러웠어요. 항상 마음이 불안했어요. 이제는 수행을 하면서 알았어요. 사람은 누구나 다 불만족스럽다.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수행을 통해 스스로 괴로움을 소멸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함박 웃음을 띠는 그녀는 오늘도 수행을 통해 자신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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