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물음에 답하다>

최평규 지음|모시는사람들 펴냄|1만2천원
달라이라마는 티베트의 종교적·정치적 지도자다. 티베트인들의 정신적·신앙적 지주로, 평생을 중국으로부터 티베트의 독립을 이끌어 내기 위해 헌신해 온 인물이다. 그는 중국의 정치적 탄압으로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세계 곳곳에 종교의 의미, 행복의 기준, 자비심과 상호 이해, 의미 있는 삶과 평화롭게 죽는 지혜, 기독교와 종교적 화해 등 다양한 글과 강의를 통해 전 세계인들의 귀감과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티베트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분신자살을 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래서 달라이라마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티베트 독립과 티베트인들의 현실에 국제사회의 관심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대국이라는 중국에 맞선 티베트인들의 간절함은 일제치하 식민지를 거치고, 중국과 이웃한 우리에게 마냥 낯선 나라의 일로만 여겨지진 않는다. 1950년, 중국 공산당이 티베트를 해방시킨다는 명목 아래 계속되어 온 티베트 분쟁은 해결의 실마리가 여전히 보이지 않고, 티베트에 결코 희망적이지도 않다. 그들의 분쟁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이 책은 달라이라마가 정원손질이나 기계 수리를 즐긴다고 하는, 일반인들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그의 하루 일상생활에서부터 그의 폭넓은 흥미의 대상, 다양한 분야에 걸친 생각을 통해 달라이라마의 지혜와 철학을 전해준다.

“뭔가를 수리하면 절말 기쁩니다. 어렸을 적부터 뭔가 흥미있는 물건을 보면 뜯어서 속을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기계가 어떻게 움직일까 궁금했던 거지요.”

달라이라마의 인간적 풍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달라이라마는 세계의 종교화합에도 한마디 조언한다. “사랑은 모든 종교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는 점에서 모든 종교의 공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관용이나 사랑, 동정의 가르침은 모두 같습니다. 기본 목적은 인류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다만 각각의 시스템에 의해서 인류를 향상시키는 독자적인 방법을 시행할 뿐입니다. 모든 시스템이 모두 다른 것이라 할지라도 목적은 같기 때문에 서로의 종교를 배우는 것은 유익한 것입니다.”라며 종교가 다르더라도 충돌할 것이 아니라 화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이 책은 ‘알기 쉬운 달라이라마의 사상’(2007년)을 일부 수정 보완해 출간했다. 달라이라마 법왕 수상 현황도 부록으로 수록하였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달라이라마는 종교적 스승일 뿐만 아니라,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이기도 하고, 최고 수준의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는 정치가이기도 하다. 합리적인 것과 종교적인 것, 정치적인 것과 신앙(명상)적인 것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다. 불교와 부처님에게조차 연연하지 않는 ‘불교’와 ‘불승’의 모습을 이 책 속의 달라이라마와 그의 말씀을 통해 볼 수 있고, 복잡하고 난해하지 않은, 아침 햇살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철학 아닌 철학을, 달라이라마의 유머 속에서 볼 수 있다. 김주일 기자

▲저자 최평규 박사는?
명예철학박사이며, 행정학박사이다.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지도자 네트워크 ‘불교포럼’ 회원이며, 각심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한 고려대 개교100주년기념사업후원회 상임이사 등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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