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분지족의 마음으로 호수에서 사는 이들
안분지족의 마음으로 호수에서 사는 이들
  • 인레 호수 = 노덕현 기자
  • 승인 2012.12.0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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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인레 호수 - 파웅도우·인떼인 파고다

1000년 세월의 풍상을 보여주는 인떼인 파고다, 천년의 세월을 넘게 견뎌온 흔적들이 곳곳에 남겨져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감마저 느끼게 한다.
호수 오가며 쌓은 수많은 불탑
방치된 모습에서 세월 무상 느껴

미얀마에는 주요 민족인 버마 족 외에도 160개 이상의 민족이 살고 있다. 특히 미얀마 북동쪽 해발 880m에 위치한 인레 호수 주변에는 샨·인따·따웅뚜 족 등 소수민족 7만여 명이 살고 있다.

만달레이에서 비행기로 40여 분을 이동해 헤호에 도착하면 다른 미얀마 도시와는 달리 서늘한 날씨를 느낄 수 있다. 도시 자체가 고원 지대이기 때문이다. 헤호에서 다시 차를 타고 1시간 가량 이동하면 인레호수 낭쉐선착장에 도착한다.

산정호수인 인레호수는 길이 22km, 폭 11km로 긴 고구마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 호수에는 ‘호수의 아들’로 불리는 인따족들이 산다. 이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상에서 생활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사는 이들은 어릴 때부터 노 젓기와 수영을 배우게 된다. 호수에는 여러 개의 마을이 있으며 한 마을에는 100~150가구 정도가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농사짓는 법은 특이하다. 수경재배가 아니라 물위에 ‘농사를 짓기 위한 농토’를 만들어 거기에서 농작물을 재배한다.

인레호수의 아름다운 석양과 고기잡이 배의 모습
굵은 대나무를 반으로 갈라 뗏목처럼 연결하고 그 위에 흙을 얹은 뒤, 호수바닥이 깊지 않은 곳에 박은 여러 개의 대나무 기둥에 고정해 놓으면 그것이 농경지가 된다. 여기에서는 감자를 재배한다. 토마토나 고추 같은 농산물은 수경재배해 자급자족하기도 하고 팔기도 한다.

또 호수의 연에서 나오는 연실을 이용해 만든 천은 미얀마 각지에서 거래될 만큼 유명하다.
이들의 가장 큰 생계의 수단은 어업으로 카누처럼 생긴 배를 타고 한 발로 노를 젓고 다니면서 물고기를 잡는 모습은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외발로 노 젓기’의 묘기와 같은 모습으로 배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뱃사공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파웅도우 파고다는 배를 타고 가야한다.
영험한 불상이 있는 파웅도우 파고다

인레 호수에도 파고다들이 있다. 호수 남쪽에는 파웅도우 파고다가 있다. 파고다가 지어진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파웅도우에 봉안된 불상들은 12세기 알라웅시투(Alaungsithu)왕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파고다 중앙에는 불상 다섯 구가 모셔져 있는데 3개는 부처의 상이며 2개는 승려상이라고 한다. 파웅도우 파고다의 불상은 저 모습이 불상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공처럼 둥근 형태를 갖추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며 금을 붙였기 때문이다.

미얀마 사람들은 금을 매우 성스럽게 생각하며 개금을 하고 남은 빨간 천조각을 자동차와 자전거 등에 메달면 사고를 예방해준다고 믿고 있다. 얇디 얇은 금박으로 지금의 불상이 됐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했을지 짐작케 한다. 이 곳 역시 여성들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인레호수에서 가장 큰 축제인 파웅도우 축제는 바로 이 파웅도우 파고다를 기점으로 열린다. 축제 때에는 마을사람들이 배에 5개 불상 중에 4개를 싣고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면서 축복을 빌어 준다.

파웅도우 파고다에서 불상에 금을 입히는 봉은사 주지 진화 스님
이 때 가장 작은 불상 한 개는 파웅도우 파고다에 남아서 파고다를 지키게 되는데 이 불상이 남아 있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어느 해 축제 기간 중 사고가 나 불상을 싣고 가던 배가 전복됐는데 그 중 불상 4개는 건졌지만 한 개는 찾지 못했다고 한다. 밤 늦게야 파웅도우 파고다에 돌아와 보니 없어진 1개의 불상이 수초를 뒤집어 쓴 채 제 자리에 있는 것이었다.

그 후로는 축제 기간에는 반드시 이 불상을 남겨 사원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사원의 한 구석에는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온 불교 신자들과 관광객들이 시주하고 간 돈을 전시하고 있다.

세월 무상함이 드러나는 인떼인 파고다

인레 호수에는 새로 개방된 불교문화 유적지 인데인 파고다가 있다. 보수를 하지 않아 세월의 풍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1500여 개의 불탑이 있는 곳이다.

한 시간 반 정도 수로를 따라 보트를 타고 물살을 거슬러 오르면 허물어진 파고다 군을 만난다. 천년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거의 보수를 하지 않아 허물어진 채로 정글에 파묻혀 자연의 일부로 남아있다.

그중 중앙의 파고다로 가는 길에는 덮개가 있는 오솔길을 지나게 된다. 샨족이 조성한 인떼인 파고다는 바간왕조 시대 이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호수 가운데 어떻게 이런 길을 만들었을까는 신비로움이 솟아난다.

배를 타고 유적지 인근을 지나 등교하는 미얀마 학생들
인떼인 파고다 인근에는 응아삐 짜웅이라는 고양이 사원도 있는데 1800년경에 세워진 신생사원이다. 20년 전부터 인레 호수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고양이 점프 묘기를 보여주는 특이한 사원이다.
인떼인 파고다를 돌아보고 보트를 타고 정글 사이 좁은 수레를 지나는 길에 평화로이 물고기를 잡는 인따족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삶의 여유로움과 평화가 뭇어나온다.

욕심 없이 사는 미얀마 사람들의 깨끗한 마음 같은 맑은 인레호수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 근심은 어느새 호수를 지나는 배들이 일으키는 물살에 실려 저 멀리 사라진다.

인레호수 인근의 소수민족 전통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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