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ㅊ사찰 올라가는 길목에 늘어선 상점들은 수행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정비가 시급하다.

사하촌은 사찰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독특한 형식의 마을이었다. 이 마을은 불교국가에서 사찰의 존재와 더불어 형성된 집단공동체인데, 사찰과 사하촌은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며 존재해왔다. 사하촌 사람들은 스님들이나 절집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주를 책임졌고, 사찰에서는 이들에게 소정의 사례를 지불함으로써 그들의 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왔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교통수단이 좋아지고 생활권이 광역화되는 바람에 사하촌이라는 개념은 이미 없어져 버린 지 오래되었다. 그래도 공간적으로는 절 아랫마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데, 이곳은 예전처럼 사찰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는 상생적 구조가 아니라 사찰을 찾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구조로 변화되었다.

사찰이 위치한 곳이 산자수명한 곳이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그 사람들의 요구에 의해서 다양한 유흥업소가 생겨난 것이라고 위안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들 유흥업소들로 인해서 사찰의 수행환경은 엄청난 타격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찰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이 상인들의 호객행위요, 고기 굽는 냄새에다 술 냄새까지 진동을 하니 마음먹고 사찰을 찾는 사람들의 신심에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전통사찰보존구역을 지정하고 그 구역 안에서는 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였다. 전통사찰보존구역에서 허용되는 행위를 보면 지난날 사하촌에서 이루어지던 것들로, 불교 의식구(儀式具), 불교서적, 불교서화 및 사진, 불교공예품 등 불교문화와 관련된 상품과 사찰에서 생산하는 토산품의 판매, 전통한지, 전통문양 등 전통문화와 관련된 상품의 판매 및 전통다원의 운영, 신도의 수행, 교육, 포교, 복지 등을 위한 편의시설의 운영 등이다.

이렇게 수행과 신앙생활 및 포교 그리고 불교문화의 선양에 필요한 업종들과 마음을 내려놓고 휴식할 수 있는 행위를 담을 수 있는 업종들이 사찰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를 잡고 있다면 불자들은 사찰 가는 길에서부터 부처님의 미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찰주변의 청정함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사찰환경운동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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