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무용단 ‘붓다 일곱걸음의 꽃’

반야심경 서양악기와 만나

새로운 배경 음악 탄생

종합예술로 무대 연출

11월 9일~1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용’서 공연

▲ 파사무용단의 ‘붓다 일곱걸음의 꽃’이 11월 9일~11일 국립중앙박물관 ‘용’에서 공연된다.
“나는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고 인간으로 성장하였으며 인간으로서 붓다를 이루었다”

붓다의 일생이 현대무용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불교 문화의 종합예술’을 표방하는 파사무용단(예술감독 황미숙)의 ‘붓다 일곱걸음의 꽃’이 11월 9일~11일 국립중앙박물관 ‘용’에서 공연된다.

파사무용단은 “세계의 눈이 동양의 문화 정서 그리고 종교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양의 불교가 신앙이라면 서양의 불교는 철학이며 사상이다. 그럼 왜 서양인들이 불교에 이렇게 관심을 가질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부처님은 진정한 깨달음을 얻어 붓다로 불리게 되었고 공포에도 고통에도 산란을 일으키지 않는 부동의 깨달음으로 해탈에 이르고 열반에 도달하게 되는 과정이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그런 부처님의 삶을 이미지화해 무대에 올리고자 한다. 이번 작품은 불교문화의 종합예술을 현재의 시각으로 다시금 되짚어보고자 하는 의미로 기획됐다”며 의도를 전했다.

파사무용단은 출가해 고행의 긴 시간을 거쳐 깨달음에 이르는 붓다의 길을 여섯 씬에 담아낸다. 탄생, 출가, 고행, 마라의 유혹, 열반 등 특징적 소재를 여섯 장면에 펼친다.

황미숙 예술감독은 “나는 불교 신자가 아니지만 이번 작품을 위해 많은 공부를 했다. 동국대 박사 과정 중에 있는 법찬 스님에게 질문을 드리며 3~4개월 동안 공부를 했다. 그리고 이를 한 장면 한 장면의 이미지로 구축했다. 또한 100일 동안 108배를 하며 부처님의 고행을 아주 조금이라도 느껴보고자 했다. 나로서도 불교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전한다.

공연은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붓다를 이루었다’를 표현하는 씬1으로 문을 연다. 씬2는 부처님 탄생 당시를 표현한 ‘일곱걸음(周行七步)’을 보여주며 씬3은 성곽을 넘어 출가에 이르는 ‘싯다르타’의 모습을 표현했다. 특히 이 장면은 줄을 묶어 속세와의 인연을 끊는 부처님의 고뇌를 상징한다. 결국 옷을 벗어버림으로서 출가에 이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번뇌와 망상을 짊어진 인간의 모습과 구도의 길로 들어서는 수행자의 모습을 절묘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씬4 ‘그리고 해탈’은 깨달음에 이르는 부처님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생의 모순에 대한 의문과 고뇌에 대한 질문을 짊어지고 고행에 든 부처님은 마라의 유혹 등을 이겨내고 깨달음에 이른다. 씬5 ‘열 개의 이름 십대제자’는 부처님 제자에 대한 각별함을, 씬6 ‘궁극의 열반 Nirvana’은 전법을 마친 부처님의 모습이다.

이번 공연은 시작 전 관객들이 로비에서 발원문을 쓰고 동국대 정각원 신도 30여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와 발원문을 걸고 탑돌이를 한다. 이는 모든 관객이 함께 동참해 무대를 만들고 이미지를 완성하는 과정이다.

황 감독은 “부처님께서 중생구제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셨다. 공연의 시작을 이렇게 여는 것도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함께 발원하고 그들의 행복을 빌어준다는 의미에서 나눔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정각원 신도들이 참여해 탑돌이를 하고 마지막 장면인 열반에서도 함께 가부좌를 틀고 앉는 등 대중과 함께하는 공연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천수경 반야심경 금강경 등의 불경을 주제로 한 배경 음악도 인상적이다. 이들은 서양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타악기 등과 만나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무대를 만들어낸다. 특히 반야심경은 충남 무심사 동자승들의 독경을 따와서 신선함을 더했다. 여기에 여백의 미를 강조한 무대 세트 역시 작품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줄 것이다.

파사무용단은 “이번 공연을 마친 후 내년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다시 한번 관객들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사무용단은 △부처님의 10대 제자인 목련존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품화 한 〈목련(目蓮), 아홉 번째 계단으로〉 △청소년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내면을 보듬기 위해 시도되었던 청소년 프로젝트 〈칼네아데스의 선택〉, 〈서랍 속의 시간〉 △과속화 된 성장 발전의 이면에 자리한 상대적 그늘인 환경과 폐해, 파괴되는 자연의 심각성을 무대에 올린 〈숭어의 하늘〉〈색다른 공기〉 등 매 번 사회적 이슈와 메시지를 담는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다. (02)58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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