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 카자흐스탄으로 출발한 동국대 참사람봉사단 학생 30명과 함께 8월 4일까지 15박 16일간 알마티 지역 노인요양병원에서 쉼터를 짓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사실 이번 해외봉사는 단순한 봉사 차원을 넘어 취업에 도움이 되는 기회도 함께 제공하자는 취지가 강했다. 계절학기 2학점 이수를 비롯해 현지 한국어학과 학생들과의 멘토링, 봉사 이후 1주일간 카자흐스탄 신한은행에서의 인턴쉽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현지에서 학생들의 활동은 이러한 것을 넘어 스스로 내면의 본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자기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긍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그 어떤 것 보다 큰 소득을 얻고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쉼터를 만들고 ‘기왕 만들거면 제대로 만들어야죠’ 하며 야간작업까지 진행했던 봉사단원들, 열악한 사정으로 사다리 등 작업도구도 직접 만드는 것을 보며 이들이 어떤 환경에서도 헤쳐 나갈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또 봉사가 끝나면 회의를 통해 어떻게 방향을 잡아 나갈 것인지 스스로 토론하고, 어려서 아버지를 따라 토목일을 해본 이가 다른 학생들을 도반으로 이끌고, 서로 도우며 건물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참사람을 키우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카자흐스탄의 열악한 상황은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던 학생들에게 주는 것의 중요성, 또 받는 것의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산교육의 자리이기도 했다.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알마티 시를 돌아볼 때의 일이다. 한 학생이 저에게 말한 “교수님, 제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었네요. 돌아가면 열심히 해야겠어요”란 말이 아직도 귓가에 울리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학생들이 스스로 더 큰 세상을 만나고 한 단계 발전하는 기회가 비용 등의 문제로 일부 인원에게만 제공된다는 사실이다.

이번 해외봉사단을 모집하는데 세 번, 네 번째 도전 만에 가게 됐다는 학생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학교 내에서는 학생들 사이에 ‘한번 가볼만 하다’, ‘좋다’는 입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먼저 참여한 이들이 각종 모임에서 봉사단 참여를 추천해주는 힘이 크다.

하지만 다양한 해외 참여의 기회를 열기 위해서는 각계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학교 측에서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보다 많은 학생들이 해외봉사의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특히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NGO단체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번에는 불교NGO인 월드머시코리아 대표 현진 스님이 봉사활동에 함께 했다. 1000만원에 달하는 거금을 지원하기도 했지만, 스님이 함께 나무를 나르며 일일이 학생들과 소통한 점이 기억에 남는다. 많은 학생들이 함께 일하고 스님과 대화하며 고정관념과 인식을 바뀌었다고 말했다. 어떤 학생은 ‘아, 내가 다니는 학교가 불교종립학교구나’ 느꼈다고도 말했다.

불교계 NGO들은 세계 각국에서 봉사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 학교와 불교계 NGO 등이 교육이 현장에서 서로 돕는다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학생들을 위한 해외봉사 현장의 확대는 불자로서 자비정신을 가슴에 품게 하는 일이다. 여기서 배출된 학생들이 미래의 동량으로 자라 날 수 있게하는 해외 봉사에 대한 각계의 관심을 부탁하고 싶다.   <손재현 동국대 참사람봉사단 부단장, 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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