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향(眞鄕) 극락의 또 다른 이름

정토 안양 수마제 등 다양한 이름

극락 지칭하며 행복한 삶 기원해

기생 진향도 아미타불에 마음 담아

운제 진향 아미타불
사바세계 고해(苦海)속에서 기약 없는 고통을 겪고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 중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은 어디일까? 그곳은 바로 극락이 아닐까 한다.

극락세계는 먼 곳이 아니라고 한다. 마음이 극락도 만들고 지옥도 만들기에 마음이 평화로우면 극락이고 마음에 탐욕과 분노가 있으면 지옥이라 한다. 그러나 이 어리석은 중은 아미타불께서 힘들여 지으신 실제극락이 있다고 믿기에 밤낮으로 아미타불을 염송하고 산다.

극락세계는 고통이 없을 뿐 만 아니라 즐거움만 있는 곳이고 고통과 즐거움이 겹쳐 인간에게 생각하도록 만들지 않고 수행이 가능한 곳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극락세계에서 열심히 수행하면서 지내면 사바세계의 고통을 겪을 필요 없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 한다.

극락세계는 또 정토라는 이름이 있다. 예토라는 더러운 땅이라는 사바세계의 반대되는 명칭이다. 맑고 깨끗하고 향기로워서 오직 청결함만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더러움이 없기에 불쾌함이 없을 터이고 불쾌함이 없기에 상쾌하고 싱그러운 바람이 부는 곳이다.

극락에는 또 안양(安養)이라는 이름이 있다. 편안히 지내면서 수양을 계속할 수 있다는 뜻이리라.

수마제(須摩提)라는 명칭도 있다. 극락은 아미타불 부처님의 정토이며 산스크리트어로 수카와띠(sukhavati)라고 하는데, 이 발음을 음사한 것이다. 그 의미는 안락(安樂), 극락(極樂), 묘락(妙樂)등으로 번역된다고 한다.

어찌했든 극락세계에는 사고(四苦), 팔고(八苦)와 같은 현실적인 고통이 없고, 무위열반(無爲涅槃)을 즐길 수 있는 불고불락(不苦不樂)의 세계이다.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중에 불설(佛說)아미타경(阿彌陀經)이 있는데 경전에는 극락세계의 모습이 매우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극락의 땅은 금 은 유리 산호 마노 자거 등의 칠보(七寶)로 이루어졌고 나무도 칠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또 무한한 광명이 영원히 시방세계를 비추는 아름답고 깨끗하며 기쁨과 즐거움만 충만한 세계라고 한다. 이러니 관세음보살님이 아미타불 부처님을 항상 이마에 모시고 세세생생 은사로 모시기를 서원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런데 정토학의 대가분들도 잘 모르는 용어가 하나 있다. 진향(眞鄕)이라는 용어이다. 참된 고향 또는 진짜 고향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용어인데, 오직 일연큰스님이 쓰신 삼국유사에만 나오는 글이다. 우리가 돌아가서 살아야할 진짜 고향이라는 의미로 쓰신 용어이다.

‘이 세상 어느 곳이 진향 아니랴마는 / 향화(香火)의 인연은 우리나라가 으뜸이라. 아육왕이 손대지 못할 일이 아니라. / 월성(月城) 옛터를 찾아온 것이로다.’

위의 시는 일연스님이 쓰신 것인데, 월성은 신라의 궁성을 일컫는 말이다. 부처님의 향화를 받드는 곳은 우리나라가 으뜸이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하나 있다. 평양기생으로 그림과 시문에 뛰어나고 비교적 근세까지 그림을 그리다 간 보살이 있다.

항상 이름을 운제(雲濟) 진향(眞鄕)이라 이름하는데 나도 그림을 한 두 장 소장하고 있다. 이 여인의 이름이 진향이라 항상 궁금했는데, 얼마전에 골동품상을 들렀다가 족자에 나무 아미타불이라고 고졸미 넘치는 글을 쓴 것을 보았다. 바로 이 보살이 쓴 글이었다.

어렵고 고된 기생의 삶 속에서 아미타불 부처님이 계시는 고향 극락으로 돌아가고픈 그녀의 마음을 그때서야 깨달았다. 그녀는 과연 알고 자기의 이름을 지은 것이다. 불심(佛心)이 넘치는 마음으로 신심(信心)어린 이름을 짓고 살아간 그 보살님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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