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 미래복지포럼서 발표

▲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

2011년 헌법재판소의 “‘위안부’ 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지 않는 건 위헌”이라는 판결 이후 정부는 일본과 100여 차례 접촉했다. 그리고 20년째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묵묵부답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힐러리 클린턴 美 국무장관이 ‘위안부’를 ‘성노예(sexual slavery)’라고 규정하면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국제사회에서 비난 집회가 이어졌지만 일본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상임이사 종선)은 8월 14일 전법회관 6층에서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을 초청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현황과 나눔의집 네트워크 활용을 통한 아젠다형성 전략’을 주제로 미래복지포럼을 개최했다.

“전후청산을 위한 한ㆍ일 시민의 연대운동에 있어 우리가 운동의 주체로 중심을 회복해야 한다.”
안신권 소장은 현재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운동이 일본 민간단체 및 변호사들과 긴밀한 관계로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연구자 및 변호사 집단과 긴밀한 협조 관계 하에 운동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국이 운동주체로 앞장서기 위해서는 인적ㆍ물적 자원의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 소장은 “UN을 비롯한 세계 기구들도 일본정부에 대해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배상을 권고하고 있다”며 “하지만 △강대국 패권주의 △양심적 지지자의 엘리트주의 △정부의 강력한 역할 등 극복해야할 문제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일본과 동아시아지역 국가 간 경제적 격차가 심해 일본의 독주를 막기 힘든 구조라 일본의 범죄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해결하는 일은 매우 힘든 것이 아시아의 현실”이라며 “동아시아지역 국가들이 협력해 인권문제 인식 확대와 기구의 발전, 세계사회에 강력한 국제법과 그 시행기구를 발전시키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날 박옥순 할머니가 초청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강제징용당한 경험을 증언했다. 박 할머니는 증언이 끝난 뒤에도 과거의 기억으로 인한 상처로 괴로워하며 계속 눈물을 흘렸다.

또 안 소장은 운동 중 피해자와 ‘양심적 지지자’와의 의견 차이도 넘어야할 장벽으로 꼽았다. 그는 “피해자들이 오랫동안 힘든 생활을 하며 실질적 생활의 도움을 구하는 데 비해, 운동 참여자들은 올바른 인권회복, 올바른 역사 회복 등 다소 추상적 사고를 하게 된다”며 “피해자들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으면서 올바른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는 일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안 소장은 한국정부의 강력한 해결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정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3조에 의겨, 일본정부에 양자협의를 제안하고 있으나 일본은 거부하고 있다. 그리고 유엔에서 ‘위안부 문제는 전쟁범죄임을 국제적으로 공론화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은 일본에 지속적 양자협의 제안 거부시, 중재위원회 회부와 더불어 국제중재재판소 및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야 하며, 한일정삼회담이나 외교장관 회담시 반드시 의제로 채택하고 나아가 1965년 한일기본조약 원초 무효선언이나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안 소장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역사적 의의는 이러한 인권침해가 더 이상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며 “현재 나눔의 집은 더욱더 많은 사람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국제평화인권센터를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소장에 따르면 나눔의 집은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 집 앞 800여㎡에 건축연면적 200㎡, 2층 규모의 국제평화인권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3억원으로 예상되는 건립비용은 6월에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화선(향년 86세) 할머니가 기부한 6000만원을 바탕으로 각계 후원금과 법인 지원금 등을 모금해 마련할 예정이다.

2014년에 착공할 예정인 인권센터는 세미나실과 전시실, 숙소 등을 갖추고 지금보다 체계적인 인권ㆍ평화ㆍ역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안신권 소장은 “김 할머니가 생활정착금과 생계급여 등을 쓰지 않고 모은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다 더 많은 사람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두도록 인권센터 건립에 사용하기로 했다”며 “최근 일본인 방송인 사유리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기부한 3000만원도 건립비용에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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