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연못에 사는 물고기

▲ 삽화=강병호

어느 나라에 큰 연못이 있었다. 그 연못은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온갖 오물을 버려 매우 더러웠다. 연못에는 큰 물고기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먹을 것이 없어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먹고 살았다.

어느 날 부처님은 제자들과 함께 그 연못을 지나치고 있었다. 부처님은 갑자기 뒤를 따르던 제자들을 보곤 말씀하셨다.

“저기 저 연못에 사는 물고기가 보이느냐?”
“네, 보입니다. 어째서 저 물고기는 저렇게 더러운 연못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까?”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물고기에 대해 설명했다.
“잘 듣거라. 저 물고기가 지은 업에 대해 말해주겠다.”
아주 먼 옛날 숲속에서 스님들이 수행을 하고 있었다. 숲속은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열매들이 무성했으며 매우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스님들은 그런 숲속에서 수행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곳의 스님들은 어느 누구도 게으름을 피지 않고 열심히 도를 닦았다. 그래서 깨치지 않은 이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인들이 스님들을 찾아와 공양을 청했다. 상인들은 스님들께 매일 공양을 올리고자 했다. 하지만 스님들은 한사코 상인들의 부탁을 거절했다. 그러자 한 상인이 말했다.

“며칠 뒤, 저희들이 바다 건너 이웃나라에 갑니다. 저희들이 그곳에서 무사히 돌아오면 꼭 다시 찾아뵙고 공양을 올리겠으니 그때는 허락해 주십시오.”
스님들도 상인들의 청을 허락했다. 몇 달이 지나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온 상인들은 다시 스님들을 찾았다.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고자 찾아뵈었습니다.”
상인들은 보석이 가득 담긴 한 상자를 들고 왔다.
“우연히 광산을 발견해 좋은 보석들을 얻게 됐습니다. 이 보석들을 스님들께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가 가진 것 중 가장 좋은 보석들만 가지고 온 것이니 사양하지 말고 받아 주십시오. 이 보석들을 스님들 마음대로 쓰셔도 좋습니다.”

상인들은 보석을 하나씩 꺼내 모든 스님들에게 보시했다. 그들의 정성을 안 스님들은 보석을 소중히 받기로 했다. 그리고 스님들은 모든 보석을 모아 마마제 스님이 관리해 줄 것을 부탁했다. 며칠이 지나 먹을 것이 다 떨어진 스님들은 음식을 구하고자 마마제 스님에게 말했다.
“지금 모든 음식이 떨어졌습니다. 전에 저희들이 맡겼던 보석을 팔아 음식을 사려하니 몇 개만 내어주십시오.”

그러자 마마제 스님이 크게 화내며 말했다.
“아니, 왜 제게 준 보석을 다시 빼앗아 가려는 것입니까? 이 보석들은 이제 다 제 것입니다.”
“어찌 보석이 모두 마마제 스님 것이란 말입니까. 상인들이 모든 스님들에게 시주한 것입니다. 저희들은 마마제 스님에게 관리를 부탁한 것  뿐입니다. 지금 당장 먹을 것이 없으니 보석을 돌려주십시오.”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제게 보석들을 맡긴 이상 보석은 모두 제 것입니다.”

스님들이 말했다.
“어쩔 도리가 없군. 저 스님은 저희들과 생각이 다른 것 같습니다.”
스님들은 결국 마마제 스님의 태도에 화가 나 숲을 떠나고 말았다.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마마제는 스님들의 재물을 탐해 지금 저 물고기로 태어난 것이다. 마마제는 당시 죽은 후에 아비지옥에 떨어져 펄펄 끓는 오물 속에서 뒹굴며 살았다. 그 후로도 마마제는 헤아릴 수 없는 시간 동안 지옥에서 살아야 했다. 거기서 목숨이 다하면 다시 이곳으로 와서 저렇게 온갖 오물이 가득한 연못에서 살았다.”

제자들이 부처님께 물었다.
“어째서 부처님은 이 사실을 알고 계신 것입니까?”
“쉬킨 부처님, 비슈바부 부처님, 크라쿠찬다 부처님, 카나카무니 부처님, 카샤파 부처님 등 과거에 모든 부처님들이 이곳에 와서 제자들을 위해 마마제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래서 나 또한 지금 너희들에게 마마제의 업에 대해 일러주는 것이다.”
제자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몸과 말, 행동을 조심하자고 서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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