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 선사 추모집 49재에 봉헌

▲ 한마음선원은 대행 스님을 향한 사부대중의 마음을 모아 7월 9일 대행 스님 49재에 맞추어 추모집 <만공에 핀 꽃은 청산은 울리고>를 발간했다.

“만나고 헤어짐은 없으련만 만나고 헤어진다 하네 아름답고 밉다 하지만 아름답고 미운 것도 없다네 이 세상 모두가 다 두구불천에 돌아간 이 세상 하나도 어김없이 돌아가고 또 돌면서 영원하리.”
- 대행 스님 게송

한마음선원은 대행 스님 앞에서 하나 된 사부대중의 마음을 모아 7월 9일 대행 스님 49재에 맞추어 추모집 <만공에 핀 꽃은 청산을 울리고>를 발간했다.

추모집에는 스님의 행장, 영결식과 다비식 모습, 조문 인사와 선원 사부대중 추모 글 등이 200여 페이지에 400장이 넘는 사진과 함께 수록됐다.

책은 △한 점의 불씨로 만 가지 꽃이 피도다 △가신 바 없이 가신 님의 발자취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 스승님 등 3부로 구성됐다.

‘한 점의 불씨로 만 가지 꽃이 피도다’편에는 1927년부터 2012년 까지 대행 스님의 출생, 유년시절, 구도기, 출가 후 펼친 포교활동과 행장 법어 등을 자료사진과 함께 담았다. 또한 스님이 평소 활동하며 제자 스님과 신도들에게 남긴 일화와 어록이 있어 당시 대행 스님 생전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대행 스님은 생전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여러 곳에 도움을 주고 불교계의 발전을 위한 보시 또한 꾸준히 해왔으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곳에 많은 액수의 기부를 해왔으나 한 장의 영수증도, 증여나 기부를 증명하는 서류도 남겨놓지 않았다. 그래서 가까이 모시는 상좌들도 얼마만한 금액이 어떤 곳에 기부되었는지를 정확히 모른다고 한다. 스님 살아 생전의 뜻이 어떠하였는지 이 같은 일에서도 그 자취를 알아볼 수 있다. 스님의 행장 편에서는 그러한 스님의 모습을 단편적으로나마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신 바 없이 가신 님의 발자취’편은 △영결에서 다비까지 △일곱 번의 작별인사 △천 개의 눈, 천 개의 손으로 나뉘어 대행 스님의 영결식부터 다비식, 그리고 초재부터 49재가 진행되기 전까지 일어난 곳곳의 현황을 사진집 형태로 구성했다.

▲ 한마음선원 본원 전경. 2002년, 본원 도량에 둥근 원으로 이루어진 탑을 세우게 한 대행 스님은 ‘여러분 모두 한 사람도 빠지지 말고 구정토에 다 이르시라’는 뜻을 담아 구정탑과 칠보탑을 봉립하였으며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자기 내면의 탑’을 세우라는 뜻을 전했다.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 스승님’에서는 △대행 스님 영전에 △천백억 화신이 응신이 되어 △큰스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Condolences(애도ㆍfrom the web)로 구성돼 있다.

‘대행 스님 영전에’는 5월 22~26일 대행 스님 분향소를 찾은 월운 스님(봉선사 조실), 밀운 스님(원로회의 부의장), 설정 스님(덕숭총림 방장), 법산 스님(前 동국대 불교대학원장), 혜거 스님(금강선원장), 명우 스님(전국비구니회 회장), 박청수 원불교 원로 교무, 법륜 스님(정토회 지도법사), 육문 스님(백흥암 회주), 선재 스님(선재사찰음식문화 연구원장), 자적 스님(수덕사 견성암), 홍윤식 동국대 교수, 이효재 패션디자이너 등의 대담이 실렸다.

밀운 스님(원로회의 부의장)은 “지금 대행 스님만큼 법문할 사람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많이 알아서 법문을 하는 게 아닙니다. 팔만대장경을 다 꿰어 안다 해도 근본 대의를 모르면 법문이 옳게 나오지 않습니다”고 했다.

이효재 패션디자이너는 “저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저 같은 사람도 이렇게 스님을 멀리서 흠모하는데, 이런 사람들 연밭처럼 많이 있을 겁니다. 대행 스님의 책을 통해서 제가 제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됐고, 저를 찾는 시작이 됐습니다. 제가 가톨릭 신자고 절 밖의 사람으로서 이런 감동을 갖고 있다는 건 다른 이들도 이러할 거라는 증거일 겁니다”고 했다.

‘천백억 화신이 응신이 되어’에는 원공 스님, 혜지 스님 등 10여 문도 스님의 추모글이 수록됐으며 ‘큰스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에는 한마음선원 어린이, 청소년, 청년, 일반 신도들의 추모글이 40여 편 담겼다.

‘Condolences(애도ㆍfrom the web)’에는 한마음선원국제문화원 청고 스님이 운영하는 블로그(http://wakeupandlaugh.wordpress.com)를 통해 영국 미국 독일 베트남 이탈리아 러시아 스위스 캐나다 호주 등 해외 각국의 불자들이 올린 추모글이 실렸다.
이번 추모집은 한마음선원에서 격월로 발행하는 소식지 ‘한마음저널 제64호’의 특집판 형태로 나온 것이다. 한마음선원은 추모집을 1만 4000부를 대행 스님 49재에 참석한 1만 여 조문객과 스님들에게 모두 법공양했다.

<조문 인사 대담>

좋은 분이 가셨습니다 - 월운 스님(봉선사 조실)

대행 스님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보면 모두 당신의 경험입니다. 보통은 들은 지식을 가지고 끼워 맞춰 설법을 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대행 스님 말씀을 들어보면 증처(證處)가 있습니다. 만나서 얘길 해보면 지식 종교가 아닙니다. 좋은 분이 가신 겁니다. 불교 포교 정신과 맞춰서 상당히 높은 정신을 가지고 계셨지요. 오늘 이렇게 다녀가는 것은 내 깐에는 대행 스님을 짝사랑 하는 겁니다. 보통 이 정도 되면 다른 종(宗)을 차리는데 그렇게 안 하고 조계종에 계시는 그게 대단한 겁니다.
 


큰 뜻 계승 발전 시키길 - 설정 스님(덕숭총림 방장)

이 어른, 대행 스님께서 이루어 놓은 그 큰 업적을 후대들이 잘 지켜나가고 계승하고 또 발전시켜 나가는 길은 화합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겁니다. 스님들이 됐건 신도가 됐건 전체를 다 끌어안아서, 대행 스님이 평소에 펴셨던 그런 불교를 스님네들이 더 활동적이고 진취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스님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능력 있는 사람을 만드느냐, 어떻게 하면 교양과 지식과 덕성을 가진 인재를 만드느냐, 이거야 말로 지금 관건일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불교는 굳이 억지로 포장을 해서 바깥에 내놓지 않더라도 잘됩니다. 주지 스님이 중심이 돼서 대행 스님의 큰 뜻을 잘 이어서 발전시켜나가 주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붓다의 출현처럼 -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1990년대는 제가 북한돕기를 할 때였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가는 북한의 상황에 가슴아파하며 대행 스님께 말씀드리니 스님께서는 6000만원을 내주시더군요, 저는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런 큰 돈을 내주실 줄은 상상도 못했지요.
큰스님의 가르침은 책 보고 읽고 해석하고 이런 건 아니고 그냥 바로 툭 터진 거니까, 우리가 경전 읽고 이런 거 하곤 차원이 다릅니다. 마음이 툭 터진 상태에서 사물을 보고 하는 거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장부로서의 가르침이지 그냥 알음알이로 하는 가르침이 아니지요. 만나서 인사드리고 대담해 보며 금방 느낄 수 있었습니다. 큰스님 가르침의 법은 새로운 붓다의 출현처럼 탁 터진 가르침입니다. 그런 만큼 한마음선원 대중들이 그 가르침의 그릇만큼 툭 터져서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저는 한마음선원을 큰스님 법으로만 봤을 때에 굉장한 파워를 가진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어쩌면 이 시대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보는데, 문제는 후계자들이 어떻게 이 법을 계승해 나가느냐 이게 문제죠. 법의 근본 정신을 어떻게 유지하고 그것을 전수시켜 나갈 거냐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서산정 경내 대행 스님 다비식 자리에는 다시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어린이 신도들 추모글>

“큰스님이 입적하셔도 우리들 지켜보시지요.” - 박현우(7세)

“저는 큰스님께서 입적을 하셨지만 큰스님이 육신은 없고 마음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렇게 믿고 있어요. 스님의 영결식을 TV를 통해 보고 많이 울었어요. 너무 많이 울어 머리가 아팠지만 큰스님이 머리를 치료해준 것 같았어요. 큰스님, 항상 옆에 계셔주세요. 사랑합니다.” - 허소희(초6)

“큰스님 법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생하셔도 법을 따르고 제가 죽어서도 법을 따르고 제가 다시 사람이 돼서도 따르겠습니다.”
- 고덕삼(초3)

“스님께서 베푸셨던 은혜를 생각할수록 더 그리워집니다. 하지만 평생 슬퍼하며 살 수는 없기에 지금 다짐하겠습니다. ‘세세생생 항상, 스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열심히 정진하고, 인생을 살다가 힘들고 고달픈 일이 다가오더라도 스님을 생각하며 이겨내겠습니다. 큰스님, 사랑합니다.” - 성찬혁 (초5)

 

<웹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보내온 추모의 글>

“독일에서는 스님의 훌륭한 사상과 저작들이 이제야 막 전파되고 있습니다.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저는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 불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을 알고 싶어하는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도서목록 제일 순위에 항상 스님의 저작들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틀림없이 많은 이들이 큰스님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 에블린 라리시카

“이미 여러 분들이 매우 사려 깊고 품격 높게 언급했듯이, 대인적으로나 가르침을 통해서나 우리가 대행 큰스님을 알게 된 것은 정말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큰스님이 남기신 유산은 세월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고 계속되리라고 믿습니다.”
- 마이클과 엘즈 노튼
“이 세상은 너무나도 큰 스승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스님을 보좌하고 사랑해온 모든 분들이 받을 축복은 배가 될 것입니다. 대행 스님께서 곧 다시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가 더 많이 진화해 보다 조화롭고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발원합니다.”
- 마리안 마스트랜드(GPIWㆍ세계여성평화모임)

“몇 해 전 큰스님을 방문했을 때, 큰스님께서 돌아가신다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 일종의 극심한 공황 상태를 겪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큰스님의 도움에 너무나 많이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큰스님께서는 그걸 아시고는, 이렇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내 속에 항상 큰스님이 계시고, 거기에서 도움을 얻게 되리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 타냐 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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