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가 된 단미리

삽화=강병호

어느 나라에 담마관질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였지만 자식이 없어 걱정이 컸다. 그는 매일같이 아이가 생기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결국 그의 아내가 임신을 했고 10달이 지나 아이를 낳게 됐다. 담마관질은 자신의 아이에게 단미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단미리는 외모가 뛰어나고 명석한 아이였다.

시간이 흘러, 단미리가 장성하자 그의 아버지가 죽게 됐다. 단미리는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게 됐다. 그때 그 나라 왕자가 병에 걸려 위독했다. 왕은 여러 의원을 불러 자신의 아들을 진찰하게 했다. 의원들은 하나같이 병을 낳게 할 방도가 없다고 했다. 어느 날 왕에게 한 의원이 찾아왔다. 그 의원이 왕에게 말했다.

“왕자님의 병은 붉은 찬다나를 바르면 고칠 수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왕은 신하들에게 명령했다.
“온 나라 백성들에게 알려라. 붉은 찬다나를 가져 오면 금화 천 냥을 상금으로 주겠다.”
소문은 금새 온 나라 안에 퍼졌다. 어떤 사람이 왕을 찾아와 일렀다.
“단미리라는 자를 찾아가면 찬다나를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그 길로 바로 단미리를 찾아갔다. 단미리는 자신의 집에 왕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가 맞이했다. 단미리의 집 안에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시중을 들고 있었고, 금과 은 등 많은 갖가지 보석들로 치장돼 있었다. 왕은 단미리의 집안을 둘러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때 왕을 본 단미리의 부인이 눈물을 흘렸다.
“그대는 왜 눈물을 흘리는가?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것인가?”
“왕께서 저희 집을 직접 발걸음 해 주시니 너무 기뻐 눈물을 흘린 것입니다.”

단미리는 왕에게 대접할 음식들을 준비했다. 단미리가 음식들의 이름을 읊자, 음식들이 왕 앞에 놓여졌다.
“음식이름을 대기만 해도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생각만 해도 눈 앞에 음식이 저절로 놓입니다.”
왕은 무척이나 신기해했다. 단미리가 왕에게 물었다.
“그런데 왕께서는 어떤 일로 저희집까지 왕림하신 것입니까?”
“내 아들이 병에 걸려 위독하다. 붉은 찬다나를 써야만 살 수 있다. 자네가 찬다나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것이다. 혹시 찬다나도 음식들처럼 생각만하면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냐?”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단미리는 왕을 자신의 창고로 안내했다.
“필요한 만큼 가져가십시오.”
왕은 창고에 가득 쌓인 찬다나를 보고 무척이나 기뻐했다.
“내가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 것이네. 자네는 지금도 돈이 넘쳐나니 상금은 필요 없을 것 같고, 대신 자네를 위해 한 가지 일러주겠네.”
“무엇입니까?”
“지금 라자그리하 숲으로 가면 부처님을 만나 뵐 수 있네. 자네가 그 분을 꼭 만나뵙기를 바라네.”

단미리는 왕의 말을 듣고 부처님을 찾아갔다. 부처님이 단미리를 보고 기뻐하며 환영했다. 그리고 단미리는 그 자리에서 바로 머리를 깎고 출가를 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아난다가 물었다.
“어째서 저 자는 부처님을 보자마자 출가하게 된 것입니까?”
옛날 5명의 비구가 살았다. 그들은 함께 산에 들어가 도를 닦기로 했다. 그때 4명의 비구가 한 비구에게 말했다. “우리가 지금 산에 들어가면 탁발하기 힘들 것 같소. 자네가 우리를 위해 공양을 해준다면 큰 복을 받을 것이오.”
그 말을 들은 한 비구는 매일 같이 탁발을 해 나머지 비구들에게 음식을 공양했다. 나머지 비구들이 고마움에 그 비구에게 물었다. “자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오.” “저는 나중에 큰 스승을 만나 법을 듣고 마음이 깨끗해져 도를 얻고 싶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때 그 비구가 지금의 단미리다. 그는 매일 같이 비구들에게 공양을 하고 항상 남을 존경하며 나를 만나 도를 얻게 된 것이니라.” 구성=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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