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복지재단, 20~30대 남녀 템플스테이 개최

▲ 6월 16~17일 흥국사에서 열린 '산사의 싱글파티'에서 황수경 동국대 명상상담학과 교수는 ‘사랑은 서로 존중하고 마음의 성장을 돕는 아름다운 나눔’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결혼 적령기에 남녀가 만나 결혼관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러한 기회가 생겨 이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김◯◯ㆍ여ㆍ30세)
“지친 마음을 채우며,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스님의 독경과 특강이 좋아 삶의 활력을 얻어 가는 것 같다.” (정◯◯ㆍ남ㆍ33세)

치솟는 물가와 집값, 취업난, 무한경쟁 등 경제적,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결혼적령기를 넘긴 미혼남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흔히 삼포세대(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한 세대)라 불린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으로 인한 저출산ㆍ고령화를 막기 위해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상임이사 종선)과 고양 흥국사(주지 대오)가 나섰다. 젊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6월 16~17일 템플스테이 ‘산사의 싱글파티’를 개최한 것.
보건복지부 후원사업으로 지정된 이번 행사는 경기도 고양시 흥국사에서 ‘참소중한 인연공동체’를 주제로 열렸다.

참가 인원은 남자 6명 여자 13명. 부모님의 권유로, 혹은 바쁜 회사생활로 인연을 만날 수 없어서 인연을 만나기 위해 참가한 이들이 많다. 대부분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로 서울을 비롯해 울산, 제주도에서 온 참가자도 있었다.

도착한 참가자들은 수련복을 지급 받은 뒤 흥국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찰 예절을 배웠다. 이어 간단한 자기소개 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주제로 특강이 진행됐다. 황수경 동국대 명상상담학과 교수가 강사로 나서 연인ㆍ부부간의 올바른 관계형성 및 결혼관에 대해 설명했다.

황수경 교수는 “흔히 사랑을 말할 때 좋아하는 감정에 대해서만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사랑이 식었다’라는 표현을 한다”며 “사랑하다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상대의 내ㆍ외적인 조건이 변한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서로 존중하고 아픔을 극복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사랑할 때는 서로 잘나고 좋은 점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점을 드러내 보여주고 감싸주면서 소통을 해야한다”며 “모든 것은 변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제행무상(諸行無常)’ 을 알고 자비로운 마음을 상대를 대하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저녁공양과 휴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팀을 이뤄 림보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게임을 한 뒤 차ㆍ와인을 마시는 티파티를 가지며 진솔한 얘기들을 나눴다.

▲ 저녁공양과 휴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팀을 이뤄 림보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게임을 한 뒤 차ㆍ와인을 마시는 티파티를 가지며 진솔한 얘기들을 나눴다.

다음날 아침 새벽예불과 108배를 마친 참가자들은 ‘불교의 올바른 결혼관 및 가족관’을 주제로 한 대오 스님의 법문을 들었다.
<보왕삼매론>의 ‘마음다스리는 글’을 들려준 대오 스님은 “참나를 발견하고 나의 가치를 찾아야 상대방의 가치도 발견해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다. 참나를 깨달으면 궁극적으로 지혜ㆍ자비심을 키워 모든 인연에게 행복을 안겨다 줄 수 있다”며 “경제ㆍ현실적으로 상황이 어려워 결혼과 연애를 포기하려는 젊은이들이 많지만, 결혼과 만남은 그런 의미에서 참나를 찾는 수행의 과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참가자의 대다수가 좋은 경험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진(남ㆍ33)씨는 “불교는 아니지만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 울산에서 왔다. 사랑과 심리에 관한 특강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릴 때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이효은(여ㆍ31) 씨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참여했는데 스님의 법문과 특강을 들으며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전반적으로 이번 행사를 통해 위로도 받고 나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도 가져 더 많이 얻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1년 10월 첫 선을 보인 ‘산사의 싱글파티’는 젊은이들과 결혼적령기의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인기가 좋아 올해로 벌써 8회째를 맞는다.
대오 스님은 “결혼을 약속한 커플이 생기는 등 구체적인 결실이 맺어지고 있다. 산사의 싱글파티가 종교를 초월해 젊은 미혼남녀들에게 건전한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불교를 알리는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9번째 행사는 7월 12~13일 흥국사에서 열릴 예정이며 오는 11월까지 매월 1회씩 6회에 걸쳐 진행된다. (02)723-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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