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태어난 앵무새

삽화=강병호

어느 나라에 수닷타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율제와 사율제라는 앵무새 두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수닷타는 앵무새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다. 앵무새는 매우 영리해 수닷타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 

수닷타의 집에는 비구스님들의 왕래가 잦았다. 앵무새는 스님들이 수닷타의 집을 찾으면 아름다운 소리로 즉시 소식을 알렸다. 수닷타는 그런 두 마리의 새를 매우 사랑했다.  

어느 날 아난다가 수닷타의 집을 찾았다. 새들은 아난다가 온 것을 보고 매우 반갑게 맞이했다. 아난다는 새들의 영리함에 반했다.

“너희들은 정말 영리한 녀석들이구나. 너희들은 사람 말을 알아듣느냐.”
“네. 알아듣습니다.”
“그럼 내가 법문을 설해주겠다.”

새들은 매우 기뻐했다. 아난다는 고집멸도(苦集滅道)에 대해 설했다. 새들은 아난다의 설법을 경청했다. 이들은 설법을 듣고 난 후, 몇 번을 되풀이하며 그 내용을 외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율제와 사율제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독경을 하고 있었다. 우연히 수닷타의 집 앞을 지나가던 사냥꾼이 새들이 독경하는 소리를 듣게 됐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새가 있다니.”
사냥꾼은 새들의 아름다움에 반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 했다. 사냥꾼은 새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결국 화가 난 사냥꾼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활을 쏘아 새들을 죽였다. 새들은 그 자리에서 그만 죽고 말았다. 아난다는 새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잠겼다.

이 모습을 본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렇게 슬퍼할 필요 없다. 그들은 지금 사왕천에 태어나 잘 지내고 있느니라.”

“어떻게 그 사실을 아십니까?”
“저 새들은 너에게 법을 듣고 기쁜 마음을 외웠기에 그 복으로 사왕천에 태어난 것이다. 인간계의 십년은 사왕천의 하루이다. 그곳에서 오백년을 지낼 것이다.”

“그곳에서 목숨이 다한 후에는 어느 곳에서 태어납니까?”
“두 번째로 도리천에 태어날 것이다. 사천왕의 백년이 도리천의 하루인데, 그곳에서 천년을 살 것이다.”

“그 다음에는 어느 곳에 태어납니까?”
“야마천에 태어날 것이다. 도리천의 백년이 야마천의 하루이며, 이곳에서 천년을 지낼 것이다.”

“그 다음에는 어느 곳에서 태어납니까?”
“도솔천에서 태어난다. 야마천의 백년이 도솔천의 하루이며, 도솔천에서 사천년을 살 것이다.”

“도솔천에서 살다 죽어도 또 다시 태어납니까?”
“교만하지 않고 즐거움도 탐닉하지 않는 세계에 태어날 것이다. 도솔천의 백년이 이곳의 하루이며, 팔천년을 살 것이다.”

“이곳이 새들이 태어나는 마지막 곳입니까?”
“아니다. 모든 것에 걸림이 없는 곳에 태어나 만 육천년을 살 것이다. 이곳의 하루는 교만하지 않고 즐거움도 탐닉하지 않는 곳의 백년이다. 그리고 다시 새들은 거꾸로 다섯 번째 하늘로 내려갔다가, 도솔천, 도리천에서 태어난다. 이렇게 여섯 하늘을 일곱 번 왕복하며 다시 태어나게 된다.”

“하늘에서 나고 죽음이 다하면 어디에서 태어납니까?”
“다시 인간계로 내려올 것이다. 한낱 미물인 새마저도 법문을 듣고 외웠는데 사람은 어찌해야 되겠느냐. 그 과보는 비교할 수 없느니라. 새들은 네가 일러준 네 가지 진리를 다 외웠기 때문에 그 복을 받아 프라데카 부처로 태어날 것이다. 하나는 담마고, 또 다른 이는 수담마가 될 것이다.”

부처님이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나 스님, 중생들이 복을 받는 것은 많거나 적거나 선한 업을 쌓았기 때문이다. 선한 업을 많이 쌓을수록 훗날 많은 복을 얻게 된다. 또 그 크기에 따라 나고 죽음을 결정되게 된다. 그러니 평소 선한 인연을 많이 쌓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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