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천에 태어난 왕자

어느 나라에 마하라단나라하라는 왕이 살고 있었다. 왕에게는 세 명의 아들이 있었다. 첫째는 마하부나영, 둘째는 마하데바, 셋째는 마하살타였다. 어느 날 왕은 왕비와 세 왕자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그들은 산책을 하다 잠시 숲속에서 쉬고 있었다. 

세 왕자는 숲 속을 돌아다니다 어미 호랑이와 새끼 호랑이 두 마리를 발견했다. 어미 호랑이는 너무 굶주려 젖 먹일 힘도 없었다. 오히려 배가고파 새끼들을 잡아먹으려 했다.
막내 왕자가 형들에게 물었다.

“어미 호랑이가 금방이라도 새끼를 잡아먹을 것 같습니다.”
“그렇구나. 저렇게 그냥 두었다간 새끼를 잡아먹고 말 것이다.”
“호랑이는 무얼 먹고 삽니까?” 
“갓 잡은 짐승의 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너무 멀리 온 것 같구나. 이제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가자꾸나.”
“알겠습니다. 형님들 먼저 가십시오. 바로 뒤따라 가겠습니다.”

그때 마하살타는 생각했다.
‘나는 지금까지 수없이 나고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탐욕과 성냄으로 어리석게 죽음을 맞이했다. 이 호랑이를 만난 것은 복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 몸을 어떻게 유지하기보다 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하다.’
마하살타는 호랑이 곁으로 다가갔다.

“내가 너에게 나의 몸을 보시하겠다.”
하지만 호랑이는 음식 먹을 기운조차 없었다. 마하살타는 나뭇가지를 주어 자신의 팔을 찔렀다. 그리고 호랑이 입을 벌려 자신의 피를 먹였다. 호랑이는 겨우 그 피를 핥다가 기운을 차렸다. 그리고 마하살타를 잡아먹고 말았다.

형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마하살타가 돌아오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겼다. 형들은 다시 길을 되돌아가 마하살타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형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마하살타가 호랑이에게 잡혀먹은 후였다. 형들은 호랑이 앞에 놓인 마하살타의 뼈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 사실을 바로 왕과 왕비에게 전했다.
마하살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왕과 왕비는 한 걸음에 호랑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제 스스로 호랑이에게 잡혀먹었습니다.”
왕비가 말했다.
“간밤에 꿈자리가 안 좋았다. 작은 비둘기 세 마리가 나무 위에서 놀고 있었는데 매가 와서 그 중 한 마리를 잡아먹었다. 죽은 비둘기가 마하살타 일 줄이야….” 

왕과 왕비는 아들의 죽음에 매우 슬퍼하며 울었다. 마하살타는 죽어 도솔천에 태어났다. 마하살타는 하늘에서 인간계를 바라보니 아직도 왕과 왕비가 슬피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의 죽음으로 아버님과 어머님이 너무 슬퍼하시는 구나…. 내가 죽은 이유를 다시 알려드려야겠다.’
마하살타는 하늘에서 내려왔다. 왕과 왕비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말했다.
“마하살타야, 다시 살아 돌아 온 거냐.”
“아닙니다. 저는 도솔천에 있습니다.”
“어찌해 호랑이에게 잡혀 먹은 것이냐.”
“아버지, 어머니.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저는 굶주린 호랑이의 목숨을 살려 도솔천에 다시 태어났습니다. 악을 행하면 지옥에 떨어지고 선을 행하면 하늘에 태어나는 법입니다. 저는 한 점 억울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아버지와 어머니도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마하살타는 하늘사람들과 함께 내려와 왕과 왕비에게 꽃비를 내려주며 슬픈 마음을 위로했다. 왕과 왕비는 아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리고 일곱 가지 보석으로 만든 함을 만들어 마하살타의 뼈를 넣고 땅 속에 묻었다. 그 위에는 커다란 탑을 세워 매일 같이 기도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백성들도 매일같이 탑을 돌며 기도해 많은 복을 받게 됐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때 마하살타가 지금의 나이다. 나는 예전에 생사의 고통에서 떠나 큰 자비심을 내었기에 지금 부처가 됐다. 그 이후에도 계속 위급한 목숨을 구해 지금은 생사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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