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인연이 인생의 변재를 불러와
잘못된 인연이 인생의 변재를 불러와
  • 이은정
  • 승인 2012.06.01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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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를 사랑한 남자

삽화=강병호

라자그리하라는 나라에 한 부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부자의 아내가 아들을 낳게 됐다. 아들의 이름은 바세질이었다. 바세질은 라자그리하에서 가장 뛰어난 외모를 갖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바세질은 청년이 됐다.

바세질은 친구들과 함께 장터로 놀러가게 됐다. 바세질은 장터를 구경하다 우연히 광대들을 발견하곤, 광대놀이를 하던 한 여자에게 첫 눈에 반하게 됐다.

“아니, 세상에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니….”
집으로 돌아온 바세질은 장터에서 본 광대여자를 잊을 수가 없었다. 결국 바세질은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고백했다.

“제가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그녀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어느 가문의 딸이냐.”
“그녀는 광대패거리의 딸입니다.”
“광대라니! 그런 천한 집 딸과의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
“그녀와 결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습니다.”

부모는 아들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승낙했다. 결혼 승낙을 받은 바세질은 곧장 여자의 집으로 달려가 청혼했다. 하지만 여자의 집에서도 결혼을 반대했다.

“우리는 천민이다. 어떻게 양반가문의 자식과 우리 딸을 결혼시킨단 말인가.”
바세질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부모들은 끝까지 결혼을 반대했다.

“내 딸과 꼭 결혼하고 싶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네. 우리처럼 춤과 노래를 익혀 왕 앞에서 광대놀음으로 왕을 웃기게 하면 결혼을 허락하겠다.”

바세질은 그날 이후로 열심히 춤과 노래를 익혔다. 얼마 후 나라에 큰 잔치가 열렸다. 왕과 모든 신하, 백성들이 모여 잔치를 즐겼다. 수많은 광대들이 갖가지 묘기로 잔치의 흥을 돋우었다. 그때 바세질은 왕 앞에서 공연을 하기 위해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자신의 차례가 되자 바세질은 지금까지 익힌 갖가지 재주를 왕 앞에서 부렸다.

바세질은 모든 공연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줄타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왕은 바세질의 줄타기를 공연을 미처 보지 못했다.

“내가 자네의 줄타기 공연을 자세히 보지 못했네. 다시 줄타기를 할 수 있겠는가.”
바세질은 공연을 마치고 나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공중에서 줄을 탔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땅에 떨어지게 됐다. 그때 하늘에서 마우드갈야야나가 내려와 말했다.

“내가 목숨을 구해주는 대신 출가를 하겠는가? 아니면 지금 땅에 떨어져 저 여자 품에서 죽음을 맞이하겠는가?”
“저의 목숨을 구해주십시오.”

그러자 마우드갈야야나는 허공에 계단을 만들어 바세질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 바세질은 바로 부처님을 찾아뵈었다. 그리고 부처님께 출가를 허락받았다. 바세질은 출가 후 열심히 수행해 아라한이 됐다.

아난다가 부처님께 물었다.
“어째서 바세질은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출가하게 된 것입니까?”
아주 먼 옛날 바라나시에 부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부자의 하인이 새 알을 하나가 가져왔다.
“주인님 제가 바다에 나갔다 새 알을 발견했습니다.”

며칠이 지나 알에서 새가 태어났다. 주인은 자신의 아들에게 아기 새를 선물했다. 새가 점차 커지자 아들은 새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녔다. 어느 날 아들은 새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던 중 왕궁에서 잔치가 열리는 것을 발견했다. 잔치에는 광대들이 갖가지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광대놀이를 구경하기 위해 잠시 왕궁에 들르게 된 아들은 한 궁녀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결국 궁녀와 정분이 난 아들은 왕에게 그 사실을 들키고 말았다.

왕은 신하들을 불러 당장 그를 잡아오라고 명령했다. 신하들은 부자의 아들을 잡아 그 자리에서 죽이려 했다. 그때 그가 꾀를 냈다.

“왜 그대들은 힘들게 나를 죽이려 하는가. 나를 놓아주면 내가 저 나무위에 올라가 스스로 몸을 던지겠다.” 신하들에게 풀려난 그는 나무위에 올라가 새를 타고 다시 도망갔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때 부자의 아들이 바세질이며, 궁녀가 광대의 딸이다. 새는 마우드갈야야나였다. 바세질은 지난 세상에서 색(色)을 지나치게 탐해 죽을 뻔했지만, 마우드갈야야나의 인연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런 인연으로 그의 인생에 변재가 많은 것이다. 또 바세질은 과거 설법하지 못하는 스님을 만나 실망하고, 훗날 자신이 설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서원해 지금 아라한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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