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프라이드 동국지성콘서트'-김종철 <녹색평론>발행인

동국대가 ‘프라이드 동국지성콘서트’강좌를 3월 14일 개최했다. ‘프라이드 동국지성 콘서트’는 각계각층의 명사을 초청해 진행하는 교양프로그램이다. 동국대 교양교육원(원장 조상식)은 ‘창조적 변화, 어떻게 실천할 것이라’라는 대 주제를 ‘정치 낯설게 읽기’ ‘청춘 담론과 실천’ ‘경계 허물기’ ‘창조적 파괴’의 4개 카테고리로 나눠 진행한다. 첫 강연은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3·11 후쿠시마를 묻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강연에서 김종철 발행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바라본 원전의 위험성과 원전과 민주주의 관계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핵 등장은 인류 최대의 재앙

독일 10년 후 '원전' 완전히 폐기

고리 원전 사고나면 부산 폐허

한국은 국민 속이며 일본 답습

 


원전의 진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지 만 1년이 됐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사고 수습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습이 언제 될 지도 기약하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일본에 또 한 번 지진이 발생한다면 동아시아 전역은 지옥으로 변할 것입니다.

지금도 후쿠시마에서는 방사능이 계속 유출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은 한국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선양 위험도가 허용치를 넘지 않아 괜찮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방사선양 위험도는 허용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방사선은 유출되는 즉시 모든 자연계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방사능이 대기 중에 유출되면 토양에 스며들게 되고, 이는 지하수를 오염시킵니다. 이런 토양에서 자란 농작물은 또 다시 방사능에 오염되고, 인간은 오염된 농작물을 섭취하게 됩니다. 방사능은 없어지지 않고 인체에 계속 쌓입니다. 인간이 죽어 시체가 되도 방사능은 끊임없이 나옵니다.

일본은 세계에서 지진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국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4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이 민주주의에 취약한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고도경제성장을 이룬 국가입니다. 1960년부터 매년 10%씩 경제가 성장했습니다. 국민의 소비가 활발해졌고 사회가 풍요로워 졌습니다. 사회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일본 국민들은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유능한 인재들은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됐습니다. 점차 체제에 동화되고 자본주의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민주주의 세력은 점차 소멸됐습니다. 국민이 점점 안락한 생활을 누리게 되면 사회에 대한 성찰은 하지 못합니다. 사회에 대한 장기적 안목을 발전시키지 못하게 됩니다. 이것이 오늘날 일본을 불행하게 만든 원인입니다.

문제는 한국이 이런 일본을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젊은 인재들은 안정된 직장에만 관심 있고, 원자력을 비롯한 사회 도처에 깔려있는 문제에는 무관심합니다.

지난달 한국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정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시간이 조금만 지체 됐어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같은 일이 한국에도 일어났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중대한 사실을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이 앞장서서 소식을 알리지 않으면 국민은 진실을 알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피해는 국민이 감내해야 합니다.

방사능이 완전히 사라지려면 최소 몇 억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일부 학자들이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아무리 거짓말을 하더라도 지식인층이 도와주지 않으면 거짓을 진실처럼 혼돈할 수 없습니다.

원래 고리1호기는 설계수명이 끝나 폐기처분해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2007년 고리1호기 가동을 10년이나 연장시켰습니다.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고리1호기를 연장 가동시키는 것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리 1호기는 해운대에서 고작 2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합니다. 만약 고리 1호기에 사고가 난다면 부산 시민 350만명은 전멸하고 맙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절반 규모의 사고만 발생해도 부산은 폐허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런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을 끊임없이 바보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자력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심각합니다. 원자력 문제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이 단 1%만 진실해도 원자력 발전소는 건립될 수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소가 안전하게 운영되더라도 근본적으로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핵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는 430여 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있습니다. 발전소가 운영될수록 핵폐기물은 점점 더 쌓이고 있습니다. 현재 핵폐기물 처리는 매립시키는 방법이 전부입니다. 원자력 기술은 마땅한 해결책 없이 기술만 도입됐습니다.

 

원전에 대한 독일

사람들은 원자력 발전소가 운영되지 않으면 바로 삶이 불편해질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54개의 가운제 52개의 발전소 운영을 정지시켰습니다. 현재 2개의 발전소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가 운영되지 않으면 일본은 심각한 전력 부족을 겪어야 하지만 일본은 현재 어떠한 문제도 없이 전력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전보다 화력발전소를 더 가동시키고 있지만, 전력 공급에는 어떠한 불편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몇몇 국가에서는 이미 원자력 발전소 운영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입니다. 이번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가장 많이 변화한 곳이 독일입니다. 독일은 일본이 고도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사회적 성찰에 무관심한 사이, 녹색운동을 실천하고 원자력 반대운동에 나섰습니다.

독일 정부는 2022년까지 원자력을 완전히 폐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독일에는 17개의 발전소가 있는데, 이마저도 10년 후에는 폐기됩니다. 지난 겨울 유럽에 이상한파가 불어 닥쳐 많은 사람들이 얼어 죽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이상한파에 전혀 영향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인근의 프랑스가 전력부족으로 많은 고충을 겪었습니다. 프랑스에는 58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독일에서 전기를 수입해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독일과 프랑스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이 두 국가는 유럽의 중심국가입니다. 문화, 경제 등 모든 것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에는 58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있고, 독일은 17개에 불과합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해 아직도 공부중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토대로 살펴보면 프랑스는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자이고, 독일은 패배자입니다.

독일은 대전 후, 평화지향적인 정서를 추구했습니다. 국가는 언제라도 전쟁을 일으키고 약자들을 희생키는 괴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역사로부터 배웠습니다. 원자력 폐기물이 핵무기 재료임을 알고 있던 독일은 패전 후 국가 재건 과정에서 원전을 덜 건설하고 발전소 운영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내린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 방사선양이 적으며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방사선양은 내부피폭이 가장 무섭습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1980년대 말에 미국인을 대상으로 건강진단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각 지역마다 어떤 질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지 조사한 내용이었는데, 몇 개의 특정지역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2배가량 높았습니다. 미국 정부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조사를 해봤습니다. 유방암이 많이 발생되는 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가 50마일 이내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아무 사고가 없더라도 저 선량의 방사능이 계속 방출됩니다.

방사능이 완전히 소멸되고 생물이 새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20억 년이 필요합니다. 방사능은 생명과 절대 공존할 수 없습니다. 자연의 이치에 전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핵은 지구상에 도입되지 말아야 했습니다. 핵이 만들어 진 것은 인류 최대의 재앙입니다.

현재 핀란드는 거대한 지하 암반에 핵폐기물 저장고를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핀란드 정부는 이 저장고가 10만년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연계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예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만일 이 폐기물이 유출된다면 지구에는 생명이 존재할 수 없게 됩니다.

한국은 아직까지도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누리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르 운영해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은 도시에 사는 권력자들입니다.

도시사람들의 편리한 삶을 위해 울주군 경주 영광 울진군 사람들은 방사능에 노출돼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기득권층의 삶을 위해 약자의 희생은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운영은 약자들을 희생시키는 일입니다. 한국은 독일이 어떻게 원전 폐기를 결정했는지 그 과정을 학습해야 합니다.

제가 원자력에 대한 위험성을 사람들에게 계속 알리는 것은 우리가 사는 지구를 후손들에게 잘 물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은 인간이 함께 살아야할 형제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시키기 위함입니다. 생명에 대한 공감과 연민이 없으면 인간과 사회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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