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된 선묘낭자

“그제 밤에는 무덤을 토굴인 줄 알고 편안히 잠을 잤네. 또 어젯밤에는 마음을 굳건히 하니 귀신도 물리칠 수 있었지.”
며칠 만에 맑게 갠 하늘을 바라보며 원효가 말했어.
“이 세상 모든 것은 마음 갖기에 달린 것이라네. 나는 깨달음을 얻었으니 그만 돌아가겠네.”
원효는 신라로 되돌아가고 홀로 남은 의상은 당나라로 가는 배를 탔단다.

“신라시대 의상 스님은 불법을 공부하러 당나라에 유학을 갔어요. 머나 먼 뱃길에 병을 얻어 선묘 낭자의 지극한 간호를 받았는데, 어느새 선묘 낭자는 의상을 사모하게 됐어요. 그러나 부처님만을 모시기로 마음 먹은 의상은 공부에만 몰두했지요. 어느날 당나라 대군이 신라를 치려한다는 정보를 알게 되자, 의상은 고국에 위험을 알리기 위해 돌아가기로 했어요. 도중에 선묘 낭자의 집에 들렀으나 만나지 못한 채 서둘러 귀국하는 배를 탔어요.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선묘 낭자는 의상을 지키고 싶다는 소원을 빌며 바다에 몸을 던졌어요. 그러자 기적처럼 선묘 낭자의 몸은 서서히 용으로 바뀌었는데…. 의상을 돕고 지킨 선묘 용은 이제는 부석사의 수호신이 되었답니다.” -본문 중에서

신라의 고승 의상 대사는 화엄종을 일으켜 한국불교사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용이 된 선묘낭자>는 부석사 창건설화인 의상 대사와 선묘 낭자의 이야기를 동화로 재연한 책이다. 선묘 낭자는 의상 대사를 향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승화시켜 용이 돼 의상 대사를 돕고 지킨 설화를 동화로 재연한 책이다.
 

용이된선묘낭자│김춘옥 글│이선주 그림│봄봄│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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