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도 월별 계획표에 따라 움직인다
총림도 월별 계획표에 따라 움직인다
  • 윤창화 민족사대표
  • 승인 2011.08.3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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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화의 선원총림을 가다42-선원총림의 월별 계획과 일정
▲ 2004년 천태종 삼광사 주지 도원 스님이 신도들에게 동지팥죽을 나눠주고 있다.

총림의 월별계획표를 청규에서는 ‘월분수지(月分須知)’라고 한다. 월분수지는 총림의 월중 행사로서 반드시 알아 두어야할 정기적 사항이다. 월분수지는 1274년에 편찬된 <함순청규(총림교정청규총요)> ‘월분수지’와 1311년(원나라 초)에 편찬된 <선림비용청규(禪林備用淸規)> ‘월분표제(月分標題)’ 그리고 1338년(元 순제 원통4년)에 편찬된 <칙수백장청규> ‘월분수지(月分須知)’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런데 ‘월분수지’의 내용은 당송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던 것도 있고, 남송과 원나라 때 신설(新設)된 것도 있다.

예컨대 4월 13일 조에 “능엄회(楞嚴會)를 계건(啓建)한다” 또 11월 22일 조에 “제사기(帝師忌; 원나라의 초대 황제의 기일)” 같은 것은 각각 남송 때와 원대에 신설된 것이다. 해설이 필요한 부분은 해설을 붙여서 참고하도록 했다. 날짜는 음력이다.

정월(正月): 1일(초하루). 어떤 곳에서는 정월에 대중 모두가 총림의 당우를 행도(行道, 巡行)하면서 경을 외우고[諷經] 1년 내내 재앙이 없기를 기원한다[祈保]. 다음에는 문상(門狀)을 갖추어서 관원(官員), 단월(신도) 그리고 인근의 여러 사찰에 새해 인사를 한다[賀歲]. 정월 17일은 백장 선사(百丈禪師)의 기일(忌日; 열반일)이다. (해설: 1월 17일은 최초로 청규를 제정하고 총림을 창설한 백장회해(百丈懷海; 720~814)선사의 기일(忌日: 열반일)이다. 총림에서 백장의 기일은 달마의 기일과 함께 중요한 행사다.) 

2월(二月): 1일(초하루). 동안거 기간 동안 승당(선당)에 설치했던 화로(火爐)를 철거한다. 추운 곳에는 이에 구애하지 말라. 2월 15일은 불탄일이다. (해설: 승당의 화로는 10월 1일에 설치해 다음 해 2월 1일에 철거한다. 화로를 설치하는 것을 개로(開爐)라고 하고 폐쇄하는 것을 폐로(閉爐)라고 한다. 개로일(開爐日)과 폐로일에는 주지(방장)의 상당법어가 있는데 이것을 개로상당(開爐上堂), 폐로상당(閉爐上堂)이라고 한다. 연료는 숯을 사용한다.)

3월(三月): 1일. 당사(堂司, 유나)는 발위도(鉢位圖: 법랍에 따라 발우를 두는 위치), 능엄도(楞嚴圖: <능엄경>을 독송할 때 법랍에 따라 앉는 위치), 염송순당도(念誦巡堂圖: 경전이나 염불을 하면서 당우를 도는 순서) 등 각종 도본(圖本)의 초본(草本: 원본)을 꺼내어 게시(揭示)한다. (해설: 발위도 등 각종 도상(圖上)에는 법랍에 따라 놓는 자리, 앉는 순서가 도시(圖示)돼 있는데, 그것을 모두 꺼내 방(榜)에 게시한다. 연중 일과(日課)로서 미리 고지(告知)하기 위한 것이다.)

청명일(淸明日): 청명일에는 고사(庫司: 총림의 살림 일체를 관리 감독하는 소임. 도감이나 원주와 비슷함)는 조사당과 조사의 탑, 모든 단월(檀越: 신도)들의 사당(祠堂)을 청소한 다음 공양을 올리고 대중을 모아 경전을 외운다[諷經]. 이 달에는 방(榜)을 걸어서 산림(山林) 출입을 금지시킨다. (해설: 이 때 산림(山林) 출입 금지령을 내리는 것은 차밭의 차나무와 죽순(竹筍)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4월(四月): 1일. 단과료(旦過寮: 객실)의 문을 닫는다. (해설: 당송시대 중국 선원총림에서는 결제 15일 전에 괘탑(掛塔: 입방)을 마감했다. 따라서 입방하고자 하는 자는 3월 30일까지 입방을 완료해야 한다. 그 이유는 총림의 다례(茶禮)와 다탕법(茶湯法: 차 마시는 법도)이 까다롭고 엄숙해서 이것을 다 익히자면 15일은 소요됐기 때문이다. 또 주지가 대중들을 위하여 내는 차, 감원이 대중을 위하여 내는 차 등 다회(茶會)도 약 20여 종으로서 많았다.

4~5일 사이에는 향을 사루고[告香] 주지(방장)에게 보설(普說)을 청한다. (해설: 보설이란 송대에 생긴 법문의 일종으로 신도를 비롯한 모든 대중들이 다 함께 들었다. ‘고향보설(告香普說)’이란 방장화상에게 보설을 청할 때 먼저 향을 사루고 난 다음에 청법한다.)
8일은 불탄일(佛誕日)이다. 고사(庫司: 총림의 살림 일체를 관리 감독하는 소임)는 흑반(黑飯)을 지어 부처님께 올린다. (해설: 흑반이란 천촉초(天燭草)의 잎과 즙(汁)으로 마지(밥)를 청흑색으로 물들인 것이다. 오반(烏飯)이라고도 한다. 4월 초팔일 즉 불탄일에는 특별히 부처님께 흑반(黑飯)을 올렸다.)
이날 방장은 하안거를 앞두고 대중들에게 특별히 점심 공양을 낸다. (해설: 중국 총림에서는 입방은 결제 15일 전에 완료해야 하므로 결제는 실제 4월 1일부터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3일에는 능엄회(楞嚴會)를 계건(啓建)한다. 능엄회를 계건 한다는 것은 매일 같이 능엄주를 독송하는 능엄회가 시작됨을 알리는 것인데, 세로로 된 현수막을 산문(山門) 오른 쪽에 내 거는 것을 말한다. (해설: 남송 말기부터 선종사원에서는 여름 안거가 무사하기를 빌기 위해 능엄단(楞嚴壇)을 차리고, 스님들을 모아 능엄주를 독송하는 법회를 열었다. 하안거 2일 전인 4월 13일부터 시작하는데, 날마다 아침 일과(日課) 전이나 오시(午時)에 수행하고, 해제 2일전인 7월 13일에 그친다.)
선원에서 능엄회는 북송 때(1126년)까지는 없었다. 1103년에 편찬된 <선원청규>에는 능엄회에 대한 언급이 일체 없다. 그런데 남송 말 즉 1274년에 편찬된 <함순청규>에 처음 언급된다. 이어 1311년(원나라 초기. 1264년 원 건국)에 편찬된 <선림비용청규(禪林備用淸規)>와 1338년 편찬된 <칙수백장청규>에는 능엄회에 대한 것이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원나라 때에는 총림의 모든 의식과 행사에 능엄주가 필수 염불문이었다. 많이 할 때는 하루에 여섯 차례도 했는데, 매번 108번을 외웠다. [六時行道誦呪, 每一時誦一百八?] (<선림상기전> 15권 능엄주)
15일은 결제일이다. 승당 안의 난렴(暖簾: 겨울용 커튼)을 걷어내고 량렴(凉簾: 여름용 커튼)을 친다.

5월(五月): 5일은 단오날이다. 조신(早晨: 오전 9시)에 지사(知事, 知殿)는 승당 안에 향을 사루고, 다두(茶頭)는 창포차(菖蒲茶)를 다리며, 주지는 상당하여 법문을 한다(단오상당). 또 청묘회(靑苗會: 풍년을 위한 기원회)를 계건(啓建: 풍년을 위한 기원문을 내건다)하며, 당사(堂司: 유나)는 모든 요사(寮舍)의 요주(寮主: 요사 책임자)에게 청묘회에서 간경(看經) 염송(念誦)할 경전 명단을 알려 준다. 직세(直歲: 당우 관리 담당 소임)는 모든 곳에 누수가 없는지 살피고 물길을 만든다. 방장은 하루씩 모든 요사와 탑두(塔頭)에 나아가 차를 올리고 보살핀다. 승당 안에는 문장(蚊帳: 모기장)을 친다. (해설: 단오 때 창포차를 달여서 마신다. 일반에서도 단오 날에는 머리에는 창포 꽃을 꽂고, 또 창포물로 목욕을 한다. 이 때부터 승당 안에 모기장을 친다.)

6월(六月): 1일. 더위가 대단할 경우 수좌는 선당의 좌선판(坐禪板)을 치지 않는다. (해설: 좌선판을 치지 않는 다는 것은 너무 더워서 좌선을 쉰다는 뜻이다.)

초복: 초복이 되면 유나는 제조(提調: 지휘 감독)해 선당의 자리를 꺼내서 햇볕에 쬔다. 탄두(炭頭: 숯 담당)나 고사(庫司)는 숯을 만들어 둔다. (해설: 선당의 자리는 단(單) 즉 장련상(長連床: 긴 좌선상)에 깔았던 자리다. 겨울이 되면 선당에 화로를 설치하는데, 그 연료는 숯이다. 탄두는 숯을 담당하는 소임이다.)

7월(七月): 초순에 유나(維那)는 우란분절 때 간경(看經)ㆍ염송(念誦)할 경전을 정해 모든 요사(寮舍)에게 통보한다. 미리 중재(衆財: 대중들로부터 각출하는 것)를 거두어서 우란분절 때 아귀에게 공양시킬 음식을 마련한다. 13일에는 능엄회를 해산한다(능엄회는 4월 13일에 시작했다). 15일은 하안거 해제일이다. 당일 밤에 우란분회를 설치하고 경전을 외우고 아귀에게 시식(施食: 공양을 베품)한다.

8월(八月): 1일. 단과료(旦過寮: 객실)를 다시 연다(입방을 받기 시작한다는 뜻). 지객은 미리 단과료 내(內)의 자리를 꺼내어 햇볕에 쬔다. 5월에 쳤던 승당의 모기장을 거두어 들인다.

9월(九月): 1일. 수좌는 다시 좌선판을 울린다(9월부터는 서늘하기 때문에 무덥다고 좌선을 쉬는 일은 없다는 뜻). 유나의 감독 하에 승당의 창문을 다시 바른다. 량염(凉簾: 겨울용 커튼)은 내리고 난렴(暖簾: 겨울용 커튼)을 친다. 중양일(重陽日) 조신(早晨: 아침 9시)에 지사는 향을 사루고 수유차(茱萸茶: 산수유차)를 달인다. 주지는 상당하여 법문을 한다. 사방에서 오는 운수납자를 면담한다. (해설: 9월 9일 중양절에 산수유 열매를 따다가 차(茶)나 술을 담가서 마시면 사기(邪氣)를 물리친다는 속설이 있다.)

10월(十月): 1일. 승당에 화로를 설치한다. 방장의 대상간(大相看: 면담)이 있다. 10월 5일은 달마 조사의 기일(忌日)이다. (해설: 입방하고자 하는 납자들을 한꺼번에 모두 면담하는 것을 대상간(大相看)이라고 한다.)

11월(十一月): 22일은 제사기(帝師忌)이다. 동지에는 고사(庫司)가 미리 자과(버무려서 만든 떡의 종류)를 준비한다. 어떤 때는 이 달에 직사(職事: 지사 두수)의 진퇴가 있으며, 혹은 세절(歲節)이 있다. 방장은 동안거에 앞서 대중들에게 점심 공양을 낸다. (해설: 제사기(帝師忌)란 원나라 초대 황제 쿠빌라이칸의 기일(忌日)이다. ‘직사(職事)의 진퇴가 있다’는 것은 6지사와 6두수 등 총림의 중요한 소임자의 임기는 1년 단위로서 11월, 12월에 교체한 것을 뜻한다. 세절(歲節)이란 주지가 총림의 소임자들에게 한 해 동안 수고했다는 의미에서 음식과 차(茶) 등을 마련해 공양하는 것이다.)

12월(十二月): 8일은 성도일이다. 고사(庫司)는 미리 홍조(紅糟: 팥죽)를 만든다. 세말(歲末: 연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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