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사 재가논강 “신행생활 어떻게 할 것인가?”- 2.인욕 바라밀


















인욕(忍辱)은 사전에서 ‘마음을 가라앉혀 온갖 욕됨과 번뇌를 참고 원한을 일으키지 않는 일’, ‘괴로움을 만나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진리를 깨달아 인증하고, 마음을 편히 하는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재가논강 두 번째 주제 ‘인욕 바라밀’ 논주로 나선 이순규 교수(서남대. 의과대 정신과)는 “인욕 바라밀은 억지로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실상을 있는 그대로 알고, 화내고 성나는 마음조차 참을 필요가 없어진 것으로, 인욕의 완성이다”고 규정했다.






이 교수는 ‘인욕의 완성’을 좀더 이해하기 쉽게 ‘할아버지와 손자’를 비유로 들었다. 어린 손자가 할아버지 수염을 함부로 잡아당길 때 할아버지는 화나는 것을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어-허’하며 측은심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한다.






그렇지만 이 교수는 “성인(聖人)도 아프고, 괴로움을 그대로 느낀다”며 “보통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것을 피하려고 하지만 성인은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행은 인위적으로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행에서 나오는 것으로 ‘현재 있는 그대로(卽今當處. Here and Now)를 보고 아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아는 것은 정신과에서 매우 중요하며, 임상치료에서 자주 활용하고 있다”며 사례를 들었다.






<사례>


외아들만 바라보며 사는 어머니가 있었다. 어려운 생활 속에 학교 입학금을 모았으나 동네사람에게 사기를 당했다. 돈을 잃은 순간부터 ‘내 돈, 내 돈’하며 돈만 찾았다.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2개월이 지난 후였다. 돈을 찾아주는 것만이 치료인 듯했다.


첫 만남에서 “여기에 돈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소”하니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던 여인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남에게 돈을 빌려주려면 심사숙고 한 뒤에 줘야지 그냥 주고서 돈을 찾으면 어떻게 하오”하니 그때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사기 당했다기보다 돈을 준 자신이 잘못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병은 사라진 것이다.






*** 질의 응답


* 현대인에게 최대의 적은 스트레스이다.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가.


- 스트레스는 해롭지 않다. 적당한 자극과 스트레스는 삶에 활력을 준다. 스트레스는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스트레스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바세계의 괴로움은 집착에서 온다. 집착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면 스트레스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 열등감, 강박관념 등 콤플렉스가 생기면 스스로 화를 낸다.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콤플렉스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해결됐다. 이것을 인정하지 못할 때 문제가 된다. 어려서 살을 도려낸 나무는 커가면서 상처도 커지기 마련이다. 어려서 받은 상처가 없어지기를 바라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한다. 그랬을 때 ‘남의 탓’으로 살던 삶이 ‘내 탓’으로 바뀐다. 콤플렉스를 친구삼아 사랑하며 아름답게 살도록 한 생각 돌려보라.






*** 다음주 재가논강- ‘선정’


.일시: 9월 1일(오후 7시)


.논주: 박건수 교수(전남대 종교문제연구소)


.장소: 광주 원각사 법당(062-223-3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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