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숭총림 원담스님 병술년 하안거 해제법어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원담 스님은 8월 8일 하안거 해제법어를 내렸다.
원담 스님은 “해제란 본래 아무 일이 없는 소식을 마치는 날”이라며 “따라서 결제에 결제가 없는 것이 옳은 결제요, 해제에 해제가 없는 것이 비로소 옳은 해제”라고 강조했다.
원담 스님은 황벽선사의 고사를 인용해 “티끌 번뇌를 활짝 벗어나는 일은 예사롭지 않으니 노끈을 꼭 잡고 한바탕 공부를 지을지어다. 한 차례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않으면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 어찌 얻으랴!”며 간절한 마음으로 공부에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해제란 생사영단을 해야만 해제이니, 오늘이 다시 시작하는 날이라 생각하고, 발심을 해서 새로운 결제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아래는 하안거 해제법문 전문,

병술년 하안거 해제 법어
덕숭총림 방장 진성 원담

해제란 본래 아무 일이 없는 소식을 마치는 날 입니다.
따라서 결제에 결제가 없는 것이 옳은 결제요, 해제에 해제가 없는 것이 비로소 옳은 해제이니라.

산사종명주이혼 山寺鐘鳴晝已昏
전산고봉고시연 前山高峰古時烟
제조산화지하처 啼鳥山花知何處
망세유기래시춘 忘歲唯記來時春
산사의 종소리에 날은 이미 저물고
앞산 산봉우리엔 예전 그 안개
새 울고 꽃피는 곳 어디이던가
세월 잊어 오직 봄이 올 때만 기억하네

해제했다고 해서 방심하지 말라.
해제란 생사영단을 해야만 해제이니, 오늘이 다시 시작하는 날이라 생각하고, 발심을 해서 새로운 결제를 단단히 해야 한다.
정진을 하되 가장 긴요한 것은 간절한 마음을 갖는 것이니라.
황벽선사께서 이르시기를
“티끌 번뇌를 활짝 벗어나는 일은 예사롭지 않으니 노끈을 꼭 잡고 한바탕 공부를 지을지어다.
한 차례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않으면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 어찌 얻으랴!” 했느니라.

대중들이여!
강물이 끝난 곳에 이르지 못하면 구름 일어나는 곳을 어찌 알겠는가?
정진하는 이는 오직 온몸으로 하나의 의단뿐이어야 하니, 종일 걸어 다녀도 걸어 다니는 줄 모르고, 앉아도 앉아 있는 줄 모르도록 의심해야 하느니라.
또한 경에 마음밖에 별다른 법이 없다 했으니, 미혹한 마음으로 수행하는 것은 오직 무명만 도와줄 뿐이니, 방법에 연연하여 이것저것 기웃거리거나 이 화두를 들다가 버리고, 다른 화두를 택하는 등 아까운 세월만 소비하지 말고, 다만 뚜렷이 드러난 한 생각으로써 정진하라.
그러면 안개 개인 그 자리엔 다시 봄이요, 마른 가지에 새싹이 돋아 꽃이 피리라.
알겠는가?
柱 杖 一 打 (주장자를 한번 내려치고)

청천무운일편월 靑天無雲一片月
부명대사시시고 不明大事始是苦
맑은 하늘 구름 없어 한 조각 달인데
큰일을 밝히지 못하는 것이 진짜 괴로움 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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