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축특집]어린이 마음 부처님 마음

어린이 포교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불교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인 어린이불자 양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전국 어린이 포교현장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사)동련의 2002~2005년 ‘어린이법회 운영실태’ 통계자료를 통해 어린이포교의 실태를 살펴본다.

지난해 사단법인 동련(前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은 어린이법회를 열고 있는 전국의 사찰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해 ‘어린이법회 운영 실태’ 통계자료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2005년 전국에서 어린이법회를 실시하고 있는 사찰 수는 295개, 어린이 지도자는 1084명, 어린이 불자는 981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02년 조사결과였던 총 329개 사찰에 지도자 1092명, 어린이 불자 1만1972명보다 줄어든 수치다.

동련이 파악한 바에 의하면 불교계는 1988년까지만 해도 전국 600여개 사찰에서 5~6만 여명의 어린이들이 법회에 동참하는 등 어린이포교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그로부터 20년 뒤인 2005년 어린이법회를 실시하고 있는 사찰은 전국 3100여개 사찰 중 9.4%(329곳)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90년대 초 5~6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던 불자 어린이는 2002년 1만1927명에서 2003년 1만173명으로 줄어들었고 2005년 9819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보다 구체적으로 증감 추이가 눈에 들어온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등 전국 16개 지역 중 12지역의 운영사찰 및 참석자 수가 줄어들었다.

2002년 당시 서울에서만 62개 사찰 2185명이 참석했으나 2003년 1995명, 2004년 1877명으로 줄어 2005년에는 56개 사찰 1834명만이 참석하고 있다.

2002년 38개 사찰 2160명이 참석하던 부산의 경우 2003년에는 2개 사찰이 더 늘어난 총 40곳의 사찰이 어린이법회를 운영했으나 참석자 수는 오히려 735명이 줄어들었다. 1년 뒤에는 다시 이들 사찰의 절반 이상이 운영을 중단했다.

참석자가 많은 곳이든 적은 곳이든 이 같은 감소율은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전국에서 어린이법회 참석자 수가 두 번째로 많은 곳이었던 경상남도 지역은 3년 사이 900명이 줄어들어, 가장 많이 줄어든 경우에 속했다. 충청도는 455명, 전라도는 325명이 감소했다.

특히 충남지역은 2002년 조사 당시 17개 사찰에서 518명 어린이를 대상으로 어린이법회를 열었지만 2005년 조사에서는 7개 사찰 195명 어린이만을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법회가 감소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현장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종단과 사찰의 무관심을 꼽는다. 스님들이 ‘어린이법회는 돈만 들어간다’는 인식 탓에 어린이포교를 외면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동련의 최미선 사무국장은 “종단에서는 어린이포교를 위해 생색내기 형의 단기행사를 기획하기 보다는 중ㆍ장기적 계획 수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지도자양성기관 설립, 어린이법회 운영 사찰 인센티브제 도입, 유관기관과의 연계포교방안 등의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어린이법회 변천사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열린 어린이법회는 1928년 백용성 스님이 세운 대각일요학교를 일본 식민통치 시대 교육과 교화를 통해 온 겨레가 깨치지 못하면 조국의 광복과 불교의 중흥이 어렵다는 신념에 의해 세워진 학교였다.

이어 1947년 손규상 대종사가 어린이불교학교인 자성학교를 설립해 진각종 교당에 어린이 법회인 자성학교가 꽃 피울 기반을 마련했다.

1955년에는 조계종 감찰위원으로 활동하던 운문 스님이 기복신앙과 불교 몰이해를 극복하는 길이 어린이 포교에 있음을 절감하고 어린이 포교에 나서서 조계사 연화어린이합창단을 만들었다.

또 목포 정혜사에서 시작된 어린이법회는 점차 퍼져나가 대구 관음사, 진주 연등사, 의정부 약수암, 서울 대각사, 석불사, 칠보사, 개운사, 동국대 정각원 등 15곳의 어린이법회가 창립되기에 이르렀다. 1975년 화성 신흥사와 부산 법륜사도 어린이법회를 창립했다.

이후 1980년대에 들어 고등학생회와 대학생회 청년회 불자들을 주축으로 어린이포교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가 전국적으로 약 600여개의 어린이법회가 창립됐다.

부산에서는 법륜사, 미룡사, 대각사, 옥련선원, 소림사, 금화사 등에서 어린이법회가 열렸다. 또 대전 자광사, 광주 원각사, 창원 구룡사, 진해 대광사, 수원 화성사, 경주 불국사, 부산 법륜사 등 전국에서 어린이 법회를 운영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에서도 관음정사, 보덕사, 제석사, 정토사 등 12개 사찰이 어린이법회를 운영, 1985년 제주도불교어린이지도자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각 사찰 어린이법회에는 각각 100~400여명의 어린이불자들이 참석했으며, 이 시기 어린이법회 참석자 수는 약 5만 명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90년대 초 전국적으로 600개 사찰에서 운영되던 어린이 법회는 90년대 말에 이르면서 감소가 가속화됐다.

최근 들어 토요 격주 휴업제가 실시되면서 (사)동련을 비롯한 어린이 포교단체와 사찰들이 어린이 포교의 새로운 모델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본,말사 주지 연수에서 토요휴업일 체험학습 연수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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