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가치는 종교간 화합과 평화”

메이지 신사로 들어서는 달라이 라마. 사진=한상희 기자.

달라이 라마가 4월 8일 오전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입국, 같은 날 오후 3시 도쿄 메이지신사 방문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달라이 라마의 이번 신사 방문은 한 종교의 지도자가 다른 민족의 종교적ㆍ역사적 상징에 대해 참배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메이지 신사에 참배하는 달라이 라마. 사진=한상희 기자.

이날 오후 신사에 도착한 달라이 라마는 신사 참배 의식에 따라 입구에서 손을 물로 씻은 뒤 일왕의 위패 앞에서 일본의 전통적인 방식대로 두 번 손뼉을 친 뒤 가볍게 목례했다. 참배를 마친 뒤 달라이라마는 메이지 신사의 전통 의식을 관람하고 토야마 가쯔시 메이지 신사 주지와 환담했다.

환영객들에게 인사하는 달라이 라마. 사진=한상희 기자.

일본 고이즈미 총리, 미국 부시 대통령 등 주요인사의 신사 참배는 지금까지 국적이나 지위를 떠나 전 세계 여론의 강한 반발을 사왔다. 이날 메이지 신사를 가득 메운 취재진과 시민들 역시 달라이 라마의 신사 참배 목적을 앞다투어 질문했다.

달라이 라마는 메이지 신사 방문 이유에 대해 “신사를 참배한 것이 아니라 방문국인 일본 전국민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존중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사진=한상희 기자.

이에 달라이 라마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인간적인 가치에 있다”며 “이는 모든 종교의 상호 이해와 화합이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또 “나는 신도를 믿는 사람이 아니라 불교도”라고 강조한 뒤 “신사를 참배한 것이 아니라 방문국인 일본 전국민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존중을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환영객들에게 인사하는 달라이 라마. 사진=한상희 기자.

한편 이날 신사를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우연히 달라이 라마를 보게 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도쿄 시민 호마레 우에마쑤 씨는 “불자로서, 일본인으로서 달라이 라마가 신사에 오셨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뛴다”며 “마치 종교의 화합이 이뤄지는 순간을 직접 목도하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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