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불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한 번 쯤은 읊조려봤을 <숫타니파타>의 한 구절이다. 최근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전재성(51) 박사가 ‘불교 최고(最古)의 경전’인 <숫타니파타>의 팔리어 원전을 번역해 펴냈다. 그동안 일본의 석학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 박사의 번역서를 다시 우리말로 옮긴 책은 수차례 선보였지만 원전이 직역돼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 박사는 이번 책에서 2,581개의 주석을 통해 경전이나 시의 성립배경에 대한 유래를 세밀하게 밝혀놓았다. 특히 번역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어 독어 일어 등의 번역본을 비교하면서 틀린 곳을 찾아내고, 어원학적·운율학적 분석도 더했다.

“<숫타니파타>는 부처님의 육성을 적은 가장 오랜 경전입니다. 인도에서 해독 가능한 가장 오래된 비문인 아쇼카왕의 비문에서 언급되고 있는 대부분의 경전이 <숫타니파타>에 들어 있을 정도입니다. 때문에 <숫타니파타>는 역사적인 인물로서의 석가모니 부처님과 초기불교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經)의 모음집’이란 뜻의 <숫타니파타>는 모두 1149개의 게송(偈頌)으로 이뤄져 있다. 게송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시와 짧은 글귀로 정리해 암송하기 쉽도록 만든 것으로, 어려운 불교용어나 철학적인 개념이 없어 일반인에게도 널리 읽힌다.

특히 ‘이미 생겨난 분노를 극복하는 수행승은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나 ‘자식이 있는 이는 자식으로 인해 슬퍼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슬퍼한다. 집착의 대상으로 인해 사람에게 슬픔이 있으니, 집착이 없는 사람에게는 슬픔이 없다’ 등의 구절은 탁월한 비유와 설명으로 쉽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전 박사는 “이 경전을 읽음으로써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심리학적인 동기나, 철학적 경험을 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숫타니파타
전재성 역주
한국빠알리성전협회
3만원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