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이(가명 10세)는 학교가 끝나면 도림사로 달려간다. 집에는 없는 컴퓨터가 있고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지대가 높고 교통이 불편해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흑석 3동. 이곳은 이른바 정보 소외지역이다. 도림사(주지 성도스님)는 이같은 지역 현실을 감안해 생활복지관에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2대를 설치,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처음에는 잘 알려지지 않고 사찰이라는 점이 다소 낯설기도 해 많은 지역주민들이 찾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초ㆍ중학생들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도림사는 올해부터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컴퓨터 및 인터넷 교실을 열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정보화 소양을 길러줄 계획이다.

도림사 인터넷 불사를 이끌고 있는 무염스님
도림사가 이같은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무염스님 때문. 동국대학교 선학과를 졸업하고 불교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스님은 불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바로 ‘복지’라고 확신한다. 99년 도림사 부주지로 취임한 스님은 도림사 생활복지관을 개소하고 헬스 기구, 컴퓨터 등을 설치해 지역 주민들에게 복지 편의 시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무염스님은 또 사찰 정보화에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부임하자마자 상황 사찰종무프로그램을 구입, 종무소 한켠에 꽃혀있는 3000여장의 신도카드를 전산화했다. 아직까지 주지스님이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아 신도카드를 그대로 두긴 했지만 신도들의 생일, 전화번호 등 수 많은 정보들이 DB화 되어 있기에 우편 발송을 비롯해 사찰 종무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도림사는 99년 홈페이지(www.dorimsa.org)를 개설했다. 최근 새로 단장한 도림사 홈페이지에는 도림사 소개, 부설단체, 사이버 법당 등 다양한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지장도량으로 지장재일, 조상천도재 등을 매달 봉행하고 있는 도림사는 이같은 오프라인 법회를 홈페이지 사이버 법당 코너에서도 볼수 있도록 최근 준비에 들어갔다. 또한 사이버 법당을 통해 축원을 접수받아 매일 아침 신도들의 발원을 부처님 전에 올리는 서비스도 개시할 예정이며 불교교리코너도 현재 인터넷 상에서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서재영 동국대 강사와 함께 보다 알차게 운영할 계획이다.

초등학생들도 가지고 다닐 정도로 보편화 되어 있는 핸드폰. 스님은 이 핸드폰을 활용하면 불교포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도들에게 매일 법구 한두구절을 보내겠다고 올해 부처님께 발원했다. 또한 신도들의 반응이 좋으면 이를 확대해 모바일 불교교양대학 설립도 스님은 소망하고 있다.

무염스님은 “문화적 또는 역사적으로 볼때 살아있는 박물관인 사찰이 정보사회에 적응한다면 지역사회의 정보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많은 일들을 실행에 옮길수 있도록 전력할 뿐만 아니라 지역민과 함께 하는 사찰이 되도록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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