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정찬주 씨가 <암자로 가는 길>과 <길 끝나는 곳에 암자가 있다>에 이어 세번째 암자이야기 책 <암자가 들려준 이야기>(열림원)를 펴냈다.

글쓴이는 "암자란 수행자들이 머물다 가는 거처이자 구도 정신의 본향 같은 곳"이며 "암자는 나를 맞아 편하게 하는 어머니 같은 곳이자, 흐트러진 나를 추스르게 하는 침묵의 자리"라고 말한다.

이러한 암자를 2년 8개월에 걸쳐 찾아다니면서 들었던 이야기에 동화 형식을 빌린 네 편의 산문을 추가한 것이 바로 이 <암자가 들려준 이야기>이다.

밥 한 술, 과일 한 조각도 산새나 산짐승을 위해 나누어 먹는 수행자들과 그 은혜를 잊지 않는 까마귀들의 이야기인 '설악산 까마귀', 자신에게 글을 가르쳐준 처사에게 우물에 뜬 달을 떠서 선물하겠다는 동자승의 이야기인 '달은 어디로 갔는가', 게으르고 잠이 많으며 여자와 놀기 좋아한 한 스님이 등에 커다란 나무가 박힌 물고기로 환생해 살아간다는 '목어 이야기' 등 이 책은, 설화 같은 이야기와 끊임없이 자신을 살피며 욕심과 번뇌에서 벗어나려는 구도자의 모습에 우리 스스로를 바쳐보게 한다.

현재 암자를 좋아하는 사람들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정찬주 씨는 곧이어 '고승이야기'와 '선재동자가 스승을 찾아 다니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값 7천5백원.
김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