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자연 파괴의 주범이 우리 자신임을 일깨우기 위해 7월 18일 오전 10시 서울역에서 조계사까지 ‘북한산 살리기 3보 1배 참회기도’를 연다.

또 금정산 고속철도 통과반대 시민종교대책위원회 등 단체들은 7일 부산 범어사에서 ‘천성산ㆍ금정산 고속철도 관통 반대를 위한 부산ㆍ경남지역 불교도대회’를 개최한다.

서울ㆍ경기ㆍ강원 본?말사 주지스님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세 지역 주지스님 200여명은 12일 북한산 송추 철마선원(선원장 수경)을 방문, ‘북한산 살리기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서 주지스님들은 결의문을 통해 “북한산은 불교의 정신이 깃들 대도량이자 한국불교의 지주”라며 “인간 자신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북한산 관통노선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 불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정법수호회’라고 밝힌 신원 미상자 150여명은 11일 철마선원 진입 및 철거를 시도하다 12시 경 자진 해산했다.

경남과 부산 등지에서 왔다고 신분을 밝힌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환경단체 및 불교단체 등에서 공사현장을 점거, 한국불교를 조직적으로 망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그 동안 농성자들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양, 선전 선동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선원에 있는 불상을 여법한 법당에 이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전 9시경에는 엘지건설 측이 굴삭기 2대를 송추법당에 동원해 한 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고 조계종 공동대책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자연 및 수행환경 수호를 위한 조계종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조계사 교육문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법부로 온 제보에 의하면 오늘 사건은 엘지건설이 정화개혁회의의 일원이었던 승려 법철에게 송추농성현장 정리를 대가로 거액의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일어났다”고 밝혔다.

공동대책위 부위원장 현응 스님은 “농성장 해산을 불교집안의 종권다툼이라 왜곡시키려는 교활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명자 환경부장관은 지난 4일 ‘예수고난회 명상의 집’에서 열린 종교인대화마당에서 “북한산관통도로 문제는 이미 10년 전에 시작, 마무리 단계에 왔기 때문에 백지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엘지건설과 서울고속도로가 제기한 철마선원 철거 가처분 신청에 대한 최종 판결은 19일에 내려질 예정이다.

남동우
bwnam@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