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백년 전 백제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보면 당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그렇다면 백제인들의 숨결을 가장 근접한 환경에서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처럼 백제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계획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백제수도였던 부여의 낙화암 건너편 규암면 합정리 일대 1백여만평에 조성되고 있는 ‘백제역사 재현단지’가 바로 그것이다.

충남도가 4천5백2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05년까지 조성할 예정인 백제역사 재현단지가 만들어지면 찬란했던 백제 문화와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주요 시설로는 ▶개국촌▶왕궁촌▶풍속종교촌▶전통민속촌▶군사통신촌▶장제묘지촌▶산업교역촌 등 7개 기능촌이 들어서는 역사재현촌과 백제역사민속박물관이 있다.

우리 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조성한 한국전통문화학교는 지난해 3월부터 신입생을 모집,운영중이다.

이같은 시설이 들어서면 익산의 미륵사지 벌판 정도만 둘러보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던 백제를 찾은 사람들은 사막의 오아시스를 발견한듯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역사재현촌 가운데 개국촌을 찾으면 백제 이전에 존재하던 토착민들의 주거지와 백제의 하층민인 마족을 만난다.

다음 코스는 백제 시대 축성(築城)의 기법을 재현해 만든 궁궐이 있는 왕궁촌과 탄천 장승제 ·홍성용대기놀이 ·나무꾼과 선녀 ·궁중무용 등을 감상할 수 있는 풍속종교촌으로 이어진다.

백제시대 귀족 ·평민 ·노비의 주택과 관청·사찰 등을 복원한 기능별 역사촌에 오면 같은 시대의 고구려 ·신라 ·일본 ·중국 마을도 볼 수 있다.

백제시대의 농업 ·공업 ·상업 등 발전과정은 산업교역촌에서 재현하고 있다.백제시대 농사법 ·농기구 등이 전시되고 먹고 마시는 민속시장 볼거리가 풍부한 교역품 전시장 등 교역촌은 관광위주로 꾸며진다.

잡곡 ·각종 젓갈류를 파는 상가와 세시풍습에 따른 음식을 파는 식당촌,약재를 파는 한약방 등도 들어선다.

백제의 병기와 통신시설이 있는 군사통신촌과 백제시대 이래 계승해온 전통 장제(葬祭)등도 볼거리다.

이와함께 전통문화학교(4년제 학사과정)는 문화재관리학과 ·전통조경학과 등 6개 학과에 7백20명이 재학중이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백제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볼거리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단순히 정적인 전시관이 아니고 첨단과학과 전통문화가 조화된 동적인 연구관광타운이 조성돼 백제연구에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제문화권 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 사업은 현재 기반 공사가 한창 진행중(공정률 60%)이다.주차장 ·도로포장공사는 내년 말쯤 완공될 예정이다.

2001.12.6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