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강서성의 선종과 신라선문의 관계를 조명하는 제1회 한·중 선학 학술대회가 8월17일 중국 강서성 우민사(방장 일성)에서 개최됐다. 중국에서 선법이 신라로 들어온 이래 양국의 첫 선학 학술회의이며, 법흥(원효종 종정)·보성(송광사 방장)·묵산(보림사 조실)·일성(우민사 방장) 스님 등 한·중의 고승들이 참여해 의미를 더한, 이번 학술대회의 화두는 강서 선종과 신라 선문 및 선과 차의 관계를 비교하는 것.

백운(前 범어사 강주) 스님은 '무상 선사와 마조 도일 사자개계(獅子開係) 소고'에서 사천성 혜의정사, 남선원 사증당비에 기록된 무상·마조·무주·지장 스님 등의 용모와 봉안된 정황 등을 들어, "무상 스님의 선법이 마조 스님으로 이어져야 옳다"고 지적했다. 또한 마조 스님 문하에서 신라의 9개 선문 중 7개 선문이 인가를 받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마조 스님의 수행법은 남악 회양 스님보다 오히려 무상 스님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뢰공구(강서성 사회과학원) 부교수는 '종교와 차의 정신'에서 "오늘날 중국 강서성이 차의 고장으로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은, 선불교의 정수를 그대로 이어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고, '선종의 차 문화의 전승과 그 의미'를 발표한 최석환(불교춘추 발행인) 씨는 '차'의 격을 깨달음, 즉 돈오돈수와의 연결을 시도했다.

이밖에도 만락생(강서성 의풍박물관) 관장의 '황벽사지에 대한 소고', 조국경(강서성 사회과학원) 부교수의 '여산 불교의 문인', 이준(중앙대·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 교수의 '신라말 조동선의 한국전래', 이희재(아주대) 교수의 '여산 혜원의 백련결사와 고려 불교계의 동향', 최인선(순천대) 교수의 '중국 부도와 한국 부도의 비교 연구' 등이 발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중국 강서성 종교국의 제안으로 마련됐으며, 불교춘추사와 한국교수불자연회가 공동 주최하고 강서성 불교협회와 우민사가 후원했다. 제2회 선종학술대회는 2001년 3월 '마조선이 현대불교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중국 강서성 우민사에서 열린다.

오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