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술단체들이 한문, 산스크리트어, 빨리어 경전을 현대적으로 번역하고, 전산화하는 것을 올 주요 사업으로 정하는 등 경전 한글화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가고 있다.

동국대 부설 동국역경원(원장 월운)은 <아함경>, <법구경>, <화엄경>, <대루탄경>, <비화경> 등 총 30여 책(冊)에 대한 개역 및 전산화를 진행한다. 특히 동국역경원은 우리말 번역에 있어 정확성과 통일성을 기하기 위해 그 내용을 점검할 '상임증의위원회'를 구성했다. 여기에는 월운, 지관, 각성, 종범, 종진, 무비 스님 등이 참여했다. 번역이 다듬어진 경전들은 10월부터는 동국대 부설 전자불전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인터넷 상에 공개할 계획이다.

전자불전연구소(소장 보광)는 동국역경원과의 공동작업 외에도 <한국불교전서> 전산화를 추진하고, 5월중 'EBTI(전자불전협의회)' 대회를 동국대에서 개최한다. 경전 전산화 관련 유일한 국제 대회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한다는 의의뿐 아니라 국내에서 일궈낸 주요 전산화 성과인 <한국불교전서>와 '고려대장경2000'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고려대장경연구소(소장 종림)는 전산본 한역대장경인 '고려대장경2000'에 우리말 경전을 덧붙이는 작업을 당면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한글 경전으로 샘플링(시험) 작업을 하며 '고려대장경2000'에 게재할 우리말 경전을 선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자문화지도(ECAI)와 관련해 시험버전으로 제작한 '한국의 불상'의 데이터를 늘리고 세분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원효 스님의 저술을 영어로 번역·출판을 계획하고 있는 국제원효학회(공동회장 송석구)는 올해 말까지 <대승기신론소>, <금강삼매경론>, <원효대승철학>, <원효-종요>, <원효 저술의 대중성과 의례> 등 총 5권을 첫 성과물로 내놓는다. 여기에는 원효 스님 관련 논저목록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박성배(뉴욕주립대), 로버트 버스웰(UCLA), 찰스 뮬러(도요가쿠엔대) 피터 그레고리(코넬대), 존 맥레이(인디에나주립대) 등 국내·외 학자들이 교정 작업을 하고 있다.

동국대 부설 불교문화연구원(원장 목정배)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빨리어,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경전을 번역, 소개한다는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지난달 김성철, 안양규, 백도수 씨 등 15여 명의 '불교원전연구팀'을 발족하고, 국내 불교학계에서 가볍게 다루어온 초기 불교의 이해를 높일 계획이다.

이외에도 불교문화연구원은 5년 간 작업해 온 영어본 <불교문화사전>(가칭)을 하반기에 발간한다. 한국불교를 연구하는 국외 학자들의 참고 문헌 될 이 사전은 인명, 사찰, 문화재, 의례 등으로 구성된다.

오종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