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조유전)가 매년 한번 발행하는 학술전문지 「문화재」 제33호가 나왔다.

이번 호는 고고학과 건축미술을 중심으로 한 논문 14편을 싣고 있다.

경남개발연구원 이성주씨는 겉에 찍어누른 무늬가 있고 목이 짧은 항아리(토기)인 타날문단경호(打捺文短頸壺)의 기원과 전파 문제를 다뤘으며 호림박물관 이원광씨는 최근 한반도 중서부 지역에서 집중 확인되고 있는 4각형 도랑시설을 봉분 주위로 두른 방형주구묘(方形周溝墓)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최종택 교수는 몽촌토성 출토 쇠화살촉 80점을 고찰하면서 이들이 고구려 제품이며 따라서 한성백제 중요 거성(居城)이었던 몽촌토성에는 475년 백제 한성 함락 이후 고구려군이 한동안 주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고 있다.

문화재연구소 이난영씨는 신라 감은사지 동쪽탑 출토 사리기(사리함 그릇)가 그 무늬나 그림으로 볼 때 중국 석굴 건축과 닮았음을 주목하고 있으며 같은 기관 임장혁씨는 고려시대 살생금지령, 혹은 도살금지령이 불교의 영향 때문이라기보다는 소 농사 장려와 그에 의한 농업생산 증대가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학술지 마지막에는 세계 최고 목판 인쇄물인 불국사 석가탑 출토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영인본이 이에 대한 문화재연구소 박상국 예능민속실장의 논고와 함께 실려 있다.

2001.1.7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