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심사에서는 '직지심경'과 더불어 독일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이용 1455년 간행된 '구텐베르크 성경'이 심사대에 오른다.
1377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고려 '직지심경'(원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독일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이용해 1455년 간행된 ‘구텐베르크 성경’. 두 기록물 모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될 수 있을지, 아니면 둘 중 하나만 세계기록유산 반열에 오를 것인지, 한국 독일 뿐 아니라 세계 기록문화재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직지심경은 14세기 고려 고승 백운이 선(禪)의 요체를 깨닫는데 필요한 법어를 초록한 것으로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구텐베르크성경은 현재 43개국에 48세트가 남아 있고 이번 후보작은 독일 니더작센대 도서관 소장본이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관계자들은 두 인쇄물이 인류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모두 등록이 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현재 구텐베르크 성경은 안정권이고 직지심경은 확률이 50% 정도. 직지심경의 경우, 변수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변수는 직지심경의 제작국과 신청국이 다르다는 점. 직지심경은 구한말 프랑스인에 의해 반출되어 현재 프랑스 소유다. 제작국과 소유국이 다른 것을 세계기록유산 후보로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청자인 청주시는 1998년에도 직지심경의 세계기록유산 지정을 신청하려 했으나 소유자와 신청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접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신청서를 내려던 청주시는 프랑스와 공동으로 신청하라는 유네스코의 권고에 따라 프랑스측과 협의했지만 프랑스가 동의하지 않았다. 청주시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신청을 강행해 올해 일단 신청이 이루어졌다.
두 번째 변수는 직지심경의 내용. 한 문화재 전문가는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록에 있어 세계 최초, 세계 최고(最古)라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실제 내용이 중요한데 직지심경은 내용이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청주 고인쇄박물관측은 “금속활자는 지난 밀레니엄 기간 중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직지심경은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마지막 변수는 구텐베르크 성경에만 익숙한 서양인들의 편견. 유네스코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회의가 직지심경의 본고장 청주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그같은 편견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문위원회 심사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최종 결정은 6월 29일 내려질 예정이다.
부디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