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최창규(崔昌圭) 회장은 5월 11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종종 갈등과 반목의 원인이 되어왔던 종교간의 평화적 공존을 실현시키기 위한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달라이라마의 9월초 방한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최회장은 이날 시내 명륜동 성균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정부가 외적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순수한 평화를 실현한다는 차원에서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허용해야 할 것이며 달라이라마 문제는 종교적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전제, "종교와 정치의 분리는 당연한 것이며 종교의 문화가 정치적으로 타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장을 겸하고 있는 최회장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달라이라마 방한추진범불교대책위원회'의 캠페인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면서 불교계에서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추진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불교 차원에서 하는 것보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주축이 되어 초청한다면 정부나 중국에서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회장은 "달라이라마의 방한 초청은 대의명분이 있으며 이는 정치적, 종교적 수난속에서 세계를 떠돌아 다니는 달라이라마가 분단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국에서 불교및 타종교 지도자와 신도를 만난다는 새로운 종교공생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회장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달라이라마를 초청하는 것은 종교간 평화로운 만남을 직접 실현하는 하나의 길이 될 것"이라며 "달라이라마가 성균관 의전 뿐아니라, 한국 모든 종단을 순회하며 평화를 향한 기원을 드릴 때 의전이나 형식을 초월하는 인간의 평화적 본성이 실현되는 새로운 종교문화의 한 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교,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그리고 민족종교로 구성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으로 지난 5월 8일 취임한 최성균관장은 "달라이라마의 방한이 가급적 연내 이루어 지는 것이 새천년을 맞는 종교계에 훨씬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불교계에서 추진중인 달라이라마의 9월초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 협력할 뜻을 거듭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월초 중국을 의식해 달라이라마의 방한비자를 거부한 바 있으며 '달라이라마 방한추진 범불교대책위원회'는 최근 달라이라마를 9월 4일부터 9일까지 한국에 다시 초청하기 위한 서신을 달라이라마 측에 보냈었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동경대표부 카마 유톡 대표는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한국정부가 비자를 발급할 준비만 돼 있다면 달라이라마가 9월초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