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불교회의 연합체인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가 차기회장단을 구성하지 못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대불련은 차기 중앙회장 후보자가 없어 할 수 없이 ‘비상집행위원회’를 구성, 내년 2월 열리는 지부장단 회의에서 차기 회장 선출방식을 논의하기로 했다. 회장후보가 입후보하지 않은 것은 대불련 40년 역사상 처음이다.

대불련의 조직과 활동이 지난 90년대부터 점점 침체돼가고 있다. 지회가 없는 대학도 늘어나고, 설혹 있더라도 활동이 부실하거나, 신입회원이 없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대불련의 침체는 시대적 현상의 반영이랄 수 있다.

인터넷 등의 발달로 인해 전체적으로 동아리 활동이 위축돼 가고 있으며, 특히 종교동아리들이 외면당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 환경적 변화에 대해 그동안 불교계가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온 것이 대불련 위축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불교계는 그동안 불상과 법당, 범종 등 하드웨어적 불사에는 엄청난 공을 들이고 신도들에게도 관심과 동참을 이끌었지만, 인재키우는 불사에는 등한시해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대불련이 활성화되려면 어린이 법회부터 탄탄해야 한다. 불자어린이들이 중고등부 법회, 중고등학생들이 대불련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대불련 회원이 늘어나고 역량이 강화될 때 군불교와 직장직능 불자회, 사찰 거사림, 신도회가 활발해 진다. 그러나 현실은 어린이법회조차 없는 사찰이 대부분이다.

이번 대불련의 일을 각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종단과 사찰에서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포교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