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살리기 국민행동'이 창립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8월 30일,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종교단체와 환경ㆍ시민, 지리산 지역의 단체 등 무려 200여곳이 참여한 것도 우리나라 환경운동사에서 드문 일이거니와 생태보존을 위한 국민의 공감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지리산 살리기 국민행동'은 창립하면서 지리산댐 백지화 및 지리산 살리기, 낙동강 유역권 댐건설 반대, 개발 위주의 수자원 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1년 동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참으로 어려운 과정을 겪어 왔다.

거리에 나가 시위를 벌였으며, 낙동강 1300리 도보행진과 지역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댐 반대의 당위성을 공유하고 여론을 모아나갔다.

'국민행동'에 불교계는 55개 단체가 참여해 결성한 ‘지리산 살리기 댐백지화 추진 범불교연대’가 동참했으며, 국민행동의 중심적 역할을 해냈다.

교계 환경운동에 있어서도 지리산 살리기 운동은 활성화의 계기로 작용했다. 국민행동과 범불교연대의 적극적인 활동의 결과, 정부는 지리산 지역에 댐 건설을 검토한 적이 없었다며 물러났다.

우리는 지난해 지리산 살리기 국민행동이 출범한 것을 보며, 지리산에 댐 건설을 막는다는 차원 이상의 역할을 기대했으며, 지금도 그러하다. 댐 건설도 막되 생명의 질서를 회복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

건설교통부는 올 봄과 여름 90년만의 가뭄이라는 호기를 틈타 다시 전국에 12개의 댐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국민행동이 댐 건설의 대안으로 내놓은 누수율 줄이기, 녹색댐 건설(나무 심기), 중수도 시설의 도입, 절수형 생활용품의 보급 등에 정책당국자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뿐만 아니라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생명의 질서를 삶의 원리로 받아들이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젖어 있다. 우리는 국민행동뿐만 아니라 불교 안팎의 환경ㆍ시민운동이 반대를 위한 반대 운동을 넘어 우리들 삶의 방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불자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