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산사를 좋아하고 스님들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 소탈하게 살아가는 스님의 모습이 마음을 끌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기 때문일 게다.

불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너그럽고 심오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너무 좋아 불교를 만난인연을 자신의 복 가운데 가장 큰 복으로 여기며 뽐내지는 않지만 긍지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 긍지를 흔들어 놓고 사람들로 하여금 입방아를 찧도록 하는 일들이 우리 절 집에서 너무 자주 일어나 불자들을 부끄럽고 안타깝게 만들곤 한다.

종권과 주지자리를 놓고 싸운다느니, 속인들도 꺼려해야 할 일을 스님이 저질렀다느니 하는 이야기들 말이다.

좋은 소식은 적고 안 좋은 소식은 너무 자주 들린다.
불자들이 부처님 얼굴에 이렇게 먹칠을 하다니...

사람들은 불교나 스님들에게서 등을 돌리고 불자들은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에는 어느 종단에선가 또 종권다툼을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흔한 질문이지만 무엇을 위해 출가를 했는지 거듭 묻고 싶을 뿐이다. 자정과 제 역할을 외면하는 불교계라면 불교가 아무리 심오하고 좋은 가르침을 가지고 있다한들 누가 문을 두드리겠는가.

다행히 이번에 해인사대불로 빚어진 불미스런 사건에 대해 스님들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참회법회를 열고 있다고 한다.

불행중 다행이나 애초에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상을 사노라면 안 좋은 소식도 더러는 있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요즘엔 우리 불교계의 좋은 소식이 참 많이 그립다.

도수(정업도량 회주. 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