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사회화를 외쳐온 지 몇년, 그것이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면 이제 명실상부하게 불교계의 시민운동 사회운동이 정착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불교계의 사회를 위한 회향이 점차 확산되어가고 있는 추세이고, 불자들의 의식도 전에 비할 수 없이 깨이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서도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러한 움직임이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한계를 가지면서, 지역사회에로의 확산을 통해 전국의 각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리산 살리기 운동 등 몇몇 움직임을 빼면 거의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의 한계를 지닌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아야 했던 것이 불교 시민운동의 현주소였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불교연합회(회장 성오)에서 ‘청정과 화합의 사회를 가꾸는 모임’을 설립하기로 결의했다는 소식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나의 지역사회에서 새롭게 일어나는 불교 시민운동이기에 반가운 점도 있지만, 그것이 부산에서 일어났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경남권은 전국 어떤 곳보다도 불자의 비율이 높으며, 또 뜨거운 신앙심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불교의 교세에 비하여 그 사회적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보수적 신앙에 머무르는 곳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

그러한 부산에서 이러한 운동이 일어났다는 것은 불교 시민운동이 진정 지역에 뿌리를 내리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부산 지역의 뜨거운 신앙심에, 부처님의 자비를 사회로 회향하는 지혜의 눈이 더해진다면 그 힘이 어떠할 것인가? 불교계 전체를 새롭게 바꾸는 큰 힘으로 성장할 것이기에 큰 기대를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승가와 재가를 연합하여 올바르게 시민운동을 펼쳐가겠다는, 또 전 시민운동의 영역에 걸쳐 광범한 운동을 펼쳐가겠다는 이 모임의 뜻이 올곧게 펼쳐진다면 우리들의 이러한 기대를 넘어서는 큰 힘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