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많은 문화행사들이 잇따라 열린다.
지하철 객차가 연꽃 밭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다양한 불교미술이 전시되고, 부처님 오시는 길을 밝힐 전통등 만들기, 봉축 기념음악회, 청소년들의 합창제, 백일장, 사생대회 등 1년 중 그 어느때 보다 많은 문화행사들이 펼쳐진다.

4월 10일~6월 30일까지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운영되는 봉축열차는 올해 특히 주목을 끄는 문화행사다. 부처님 오신날을 시민들과 함께 봉축하고, 지하철을 포교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준비가 한창이다.

지하철이라는 공간을 이용한 이벤트성 문화행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선보여왔다. 지하철 객차내에서 패션쇼가 벌어지고, 현란한 현대 미술 작품의 전시와 퇴근 길의 직장인들을 위한 깜짝 콘서트 등.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이같은 문화행사들이 도심속 공간인 지하철에서 열리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다.

이번에 준비되는 봉축열차도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다. 현대 도시인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이 것이 사찰에만, 스님들의 법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어느 곳에나 녹아있다는 것을 좋은 기획과 훌륭한 문화작품으로 깨우쳐 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잠시나마 자신의 자리를 돌아보고, 문화적으로 정신적으로 풍요한 하루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기획과 취지만으로 행사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각종 문화행사로 안목이 높아진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아니 그들의 안목을 한층 더 넓혀줄 그런 행사로 준비되어야 한다. 그만큼 봉축열차에 거는 기대가 크다. 비단 봉축열차 운영뿐 아니다. 모든 불교문화행사가 마찬가지다.

외적인 화려함에 치우친 나머지 알맹이 없는 행사나, 관람객의 주머니를 노린 기회성 이벤트, 과시성 실적 쌓기 식의 문화행사는 지양해야 한다. 불자뿐 아니라 현대인들의 수준을 충분히 감안한 문화행사. 그래서 주목받는 문화행사로 더 더욱 빛나는 부처님 오신날을 만들어야 한다. 내실있고, 성숙된 불교문화행사를 통해 불자와 일반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불기 2545년 부처님 오신날이 되기를 기원한다.

이은자 <취재2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