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교대학발전위원회(회장 현각)에서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불교대학 발전을 위한 연구보고서'가 외면당하고 있다. 96년 학부로 전환하면서 '존폐 위기'를 맞고 있는 불교대의 발전 방안이 책상서랍에 방치되고 있는 것.

그 동안 '전과' '편입축소' 등으로 불교학부의 학생수가 급격히 감소되고, 학부 강좌가 폐강되는 등의 불교대 현안에 대해 교계는, '특단의 정책과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지난 3월 2일 동국대 자체적으로 구성된 발전위의 활동에 관심을 집중했다.

불교대 소속 14명의 교수들이 3개월간 머리를 맞대고 만든 보고서에는 불교대를 '특성 대학'으로 발전시킨다는 원칙 하에 △전과제도 △교수확보 △취업문제 등 불교대 현안에 대한 다양한 해결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방안들은 마련자체에도 의의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적용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발전위가 지난 5월 18일 연구보고서를 기획인사처에 전달했지만, 학교 당국은 지금까지도 보고서에 대한 평가 작업이나 세부 계획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불교대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어떠한 방안이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위급한 시기에, 연구보고서를 대하는 학교당국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현각 스님은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실행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이제는 행정적 지원과 배려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토대로 구체적으로 실천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당국은 불교대 교수들이 마련한 연구보고서를 신중히 검토하고 보완해 위기에 처해 있는 불교대학을 살리기 위한 세부 계획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내년 입학하는 신입생부터 적용을 해야하는 시간적 촉박함도 있는 만큼, 보고서에 대한 평가 작업을 계속 미뤄서는 안될 것이다.
오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