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종교가 건강한 모습으로 있는가는 결국 그 종교의 성직자와 신도들의 수준에 달려 있다. 조계종단이 많은 모순과 갈등을 드러내면서 현대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도 결국은 성직자인 스님들과 재가 신도들의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스님들과 재가자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조계종단의 종교적 수준을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현실로 본다면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부정적인 영향관계의 고리를 형성하고, 계속 질적인 저하를 부채질하는 악순환의 영향관계를 주고 받는 측면이 많다는 것이 조계종단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조계종 포교원이 이번에 개정된 신도법에 의하여 내년 3월부터 신도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한 것은 그 동안 스님들의 문제에 급급해 있던 조계종이 드디어 종단의 저변을 이루는 신도의 질적 향상에 나선 것으로, 조계종단이 올바로 서는데 초석이 될 만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입문-기본-전문-지도자-재교육의 과정을 정하고 위원회를 구성하며, 교재 발간의 준비를 서두르는 모습에서 우리는 교육받은 수준 높은 신도들에 의해 믿바침되는 밝은 조계종의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 이러한 조치들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보완되어 조계종 신도교육의 확고한 틀을 정립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하여는 종단 중심의 제도 확립과 기본 자료 지원에 의하여 각 사찰별로 그 특성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획일적인 의무화보다는 일선 사찰의 스님들이 신도 교육이야말로 미래 불교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인식을 바로 하고, 각 사찰의 특성에 맞는 교육체계를 세우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깨인 신도들이 저변을 이루게 하는 신도 교육과 맞물려, 그 깨인 신도들이 각각의 수준과 전문성에 따라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종단의 체제를 정립하는 것도 또한 시급히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교육받은 신도를 거북해 하는 일부 스님들의 의식이 바뀌고, 또 신도 조직을 출가자의 둘러리로만 삼으려는 종단의 관행이 고쳐져야 신도교육이 올바로 된다.

교육받은 신도가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신도교육이야말로 미래불교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것을 스님들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